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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여름] <1박 2일 자전거 여행 초석을 다지다>

관리자 2022-02-21 (월) 14:56 2년전 1608
<1박 2일 자전거 여행 초석을 다지다>


# 동문닭집 사장님.

오늘은 아이들이 한시까지 모이기로 한 날입니다. 언제나처럼 예찬이가 일등으로 와주었습니다. 자성이도 뒤를 이어 왔습니다. 어제 열심히 놀아서 피곤할 텐데 그래도 참고 와준 아이들 참 기특합니다.

“얘들아 오늘 누가 오시기로 했더라?”

“동문닭집 사장님이요.”

“맞아. 예찬아, 자성아 어제 여행 가보니까 어땠어?”

“많이 덥고 힘들었어요.”

“그러게. 어제 자성이 네가 황우지 해안까지는 너무 힘들어서 못갈 것 같다고 말했던 거 선생님 기억나.”

“맞아요. 거기까지 못갈 것 같아요.”

“우리 저번에 협재 해수욕장으로 가는 것도 생각해봤었잖아. 기억나?”

“네.”

“그럼 우리 오늘 동문닭집 사장님께 어디로 가는 게 좋을지 한번 여쭤보면 어떨까?”

“좋아요.”

“와 얘들아 저기 세워져있는 자전거 봤어? 쌤은 저렇게 단단한 안장 처음 봐. 쌤은 저렇게 안장 높은 건 무서워서 못 타겠더라고.”

“선수들은 보통 저런 자전거 탈걸요. 저렇게 안장이 높아야지 더 멀리 달릴 수 있어요.”

“아 정말? 선생님은 저런 자전거 무섭고 잘 모르는데.”

“그럼 저희 어떤 자전거가 좋을지 그것도 한번 물어봐요.”


자성이와 예찬이의 입에서 나온 말들입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온 몸으로 카리스마를 내뿜으시는 동문닭집 사장님이 들어오셨는데 저번에 동문닭집 들렸던 자성이와 예찬이를 알아보시고는 재치 있는 말들로 분위기를 풀어주셨습니다. 그 와중에 지원이도 왔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가서 어떤 음식을 해먹을 건지 잘 고민해보라며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가성비 있게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거 만들어 먹어야해. 머리를 잘 써야하지.”

협재 가는 길과 황우지 가는 길을 비교해 협재는 원만하지만 황우지 가는 길은 소위 낙타 등이라고 불리고 교통량도 많고 복잡하다고 말씀해 주셨고, 당신이 실제로 여행을 갈 때 챙기는 가방 속 물건들을 하나하나 꺼내서 보여주시면서 헬멧과 선글라스는 꼭 챙겨야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특히 9월 달부터 법이 바뀌어 헬멧 착용이 의무로 바뀌기 때문에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자성이가 질문했습니다.


“인라인스케이트 헬멧 써도 상관없어요?”

“자전거 헬멧이랑 인라인스케이트 헬멧이랑 거의 비슷해. 상관없어.”

“선글라스는 왜 껴야하나요?”

“여러 이유가 있어. 바람 피하고, 벌레도 피하고, 시야 확보할 수 있고, 눈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야. 보호만 할 수 있으면 안경 써도 괜찮고.”

또, 자전거 바퀴가 터졌을 때 어떻게 교체하는지, 앞바퀴와 뒷바퀴 정비하는 방법의 차이를 바퀴를 직접 떼어내 시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뒷바퀴는 체인이 걸려있기 때문에 앞바퀴보다 더 기술을 요한다는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직진과 우회전 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직진, 우회전은 그냥 그대로 하면 돼. 근데 좌회전은 다른데 어떻게 해야 할까?”

“자전거에서 내려서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요.”

“맞았어!”

예찬이가 정답을 맞혔습니다. 도로 교통법상 자전거는 차이기 때문에 직진과 우회전은 신호에 맞게 가면 되지만 좌회전을 하려면 횡단보도로 끌고 가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두인 지원이의 역할과 더불어 수신호 하는 방법도 알려주셨습니다.

“선두가 집짓는 건축 현장이거나 도로에 있는 케이블선 넣기 위해 잘린 곳 등을 잘 살펴서 속도를 조절해 바퀴가 안 터지게 갈 수 있어야한다. 앞사람에 따라 바퀴 펑크나 진행이 딜레이 되거나 원활하게 되는 것이 정해지는 거야.”

“선두에서 중간으로 중간에서 라스트 키퍼로 수신호를 잘 전달하고 마무리해야해.”

“마지막에 가는 사람은 어떤 역할을 해요?”

“그냥 수신호 잘 받았다고 마무리해주는 역할이야.”

아이들을 위해 생각한 엄청난 제안도 해주셨습니다.

“너희 선택이니 내가 강요할 수는 없지만 너희만 좋다면 나는 아침 7시정도에 만나서 고산까지 예행연습을 함께 할 생각이 있어. 7시에 만나는 이유는 최대한 해가 뜨거울 시간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야. 뭐든지 중요한 날 전날에는 피해야해. 화요일이나 수요일 정도에 시간 맞춰봤으면 좋겠다.”


# 깊어지는 고민.

동문닭집 사장님이 가시고 난 후 코스에 대한 아이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졌습니다.

“얘들아, 동문닭집 사장님 말씀 들어보니까 우리 코스는 어떻게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자성이와 예찬이가 말했습니다.

“황우지도 좋을 것 같았지만 사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협재가 더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한발 물러서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자전거 경험이 풍부한 사람의 의견을 잘 수용할 줄 압니다. 또한, 가파도 여행을 통해 몸소 체험하며 배운 것들도 분명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성이가 말했습니다.

“승윤이가 말한 협재 해수욕장 가는 길에 있는 판포포구에 들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쪽에 찜질방도 있다고 했었어요.”

그때 지원이가 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아이들 생각이 났나봅니다.

“애들이 안모이니까 힘이 빠져요.”

“항상 나오는 애들끼리 나오니까 힘이 빠지는구나. 얘들아 그럼 일단 우리 사장님이 고산에 가자고 제안하신 거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번 생각해볼까?”

“저는 내일은 되고 모레는 캠핑 가서 안돼요.”

“수요일이 좋아요. 내일은 너무 갑작스러워요.”

“저도 수요일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우리 수요일로 생각하고 친구들한테 올 수 있나 전화해볼까?”

지원이는 자신에게 곤란할 수 있는 부탁이나 제안을 잘 들어주고 실행해줍니다. 동영이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원진에게 전화를 겁니다.

“원진, 오늘 진성이네 아빠가 와서 자전거 타고 고산을 미리 가보자고 하셨어. 너 가능해? 10시 30분에 알바라고? 그럼 아침 7시에는 되겠네? 아 힘들다고? 알겠어.”

회의에 참석하는 친구들은 계속 참석하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계속 오지 않는 이 상황에 아이들도 우리들도 지쳐갑니다.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까 많은 생각이 머리에 스칩니다. 자성이가 진심을 이야기 했습니다.

“어제 승윤이가 전화 와서 가파도 어땠냐고 물어보기에 진짜 재미있게 놀았다고 했어요. 승윤이가 화순이 더 재미있다고 해서 아니다, 가파도는 자연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말했어요.”

청소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이 활동이 이 친구들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가, 아이들이 의무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 맞을까 등의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자성이의 말을 듣고 그래도 열심히 나오는 친구들은 하고 싶어서 나오는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안심도 되고 위로도 받았습니다.

어떻게든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이 친구들에게 집중하고 칭찬하고 감사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이민규 선생님 섭외.

“예찬아 너 어제 이민규 선생님에게 문자 보냈었잖아. 너가 잘 설명한 덕분에 이렇게 답장해주셨어. 우리 이제 전화해서 약속을 잡아볼까? 예찬이가 어제 문자만 했으니 오늘 딱 통화까지 하면서 마무리해볼까?”

“뭐라고 말해요?”

“어려우면 한 뼘 통화로 같이 해보자.”

“우리 일단 수요일 날 몇 시에 선생님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해?”

“3시 정도요.”

“좋아. 그럼 일단 자기소개하고 3시에 가능하신지 전화해서 여쭤보자.”


“안녕하세요. 저 어제 연락드린 이예찬 인데요. 수요일 3시에 시간 가능하신가요?”

“음.. 일단 얼마정도 얘기 하면 될까요?”

“한 시간 정도요.”

“총 몇 명이 들으러 올까요?”

“7명 정도 될 것 같아요.”

“그럼 혹시 2시로 해도 괜찮을까요? 제가 다음 일정이 있어서.”

그렇게 수요일 2시로 이민규 선생님과 약속이 잡혔습니다. 예찬이가 첫 섭외전화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 고산 가요.

마지막으로 동문닭집 사장님께 전화를 드려 고산 자전거 여행을 확정하고 회의를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즉석에서 말을 잘 이어나가는 임기응변이 뛰어난 자성이가 전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 양자성인데요. 그 잘생긴 사람이요. 수요일 날 고산에 가려고요.”
“그럼 7시까지 복지관에서 보자. 헬멧 다 있어야 해. 몇 명이나 와?”

“한 6-7명 정도 갈 수 있으면 가지 않을까요? 그럼 수요일 날 뵙겠습니다.”

예찬이와 자성이 덕분에 선생님 섭외가 무사히 끝났습니다. 지원이가 관호에게 고산 이야기를 전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이 직접 설명회를 했으면 좋겠다는 우리들의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하지만 육하원칙에 따라 자전거 여행을 정리해볼 수는 있었습니다. 화요일 날 3시에 모이기로 약속을 정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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