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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여름] 2020 단기사회사업_소박한 주택 야유회 "꿈" 당사자 면접 준비 기록

강지훈 2020-06-24 (수) 17:03 4년전 1326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아주 많아. 이곳에 사는 주민들이랑 함께 나들이 가서 맛있는 김밥도 먹고, 집 앞에 있는 중학교 운동장에서 공도 차며 놀고 싶어.”


함정규 어르신께서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임대주택 입주자들의 대표로서 서로 인사하며 살아가는 이웃 관계를 어르신께서는 늘 꿈꿔 오셨습니다. 어르신의 마음과 꿈을 세워드리고 싶었습니다. 2020년도 여름 단기사회사업 소박한 주택 야유회 “꿈” 기획 배경입니다.


사업을 고안하고 어르신을 찾아뵈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늘 시원시원하고 기운 넘치는 분이셨기에 흔쾌히 제안을 받아주실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긴장되는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고 어르신과 마주 앉았습니다.


“어르신, 이번 여름 어르신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그래. 어떤 일인데? 들어보자.”

“이전에 어르신께서 이루고 싶은 일들을 제게 얘기해주신 적이 있었죠? 그 이야기를 토대로 주민들과 함께 음식 나눠 먹는 모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거 좋은 모임이네! 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하려고?”

“장소는… 1층에 있는 주차장에 옹기종기 모이면 어떨까요? 물론 자세한 구상은 앞으로 어르신과 함께 계획하고 싶습니다. 여름에 함께 해보시는 것 어떠세요?”

“그래! 한 번 해보자. 모여 앉아서 음식 나눠먹고 이러면 친해지기도 하고 좋지!”


어르신께서 흔쾌히 제안을 받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설레는 주택 야유회가 출발점에 섰습니다. 잘 이뤄가고 싶습니다. 소박하게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그 뒤로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단기사회사업 잘 이루길 희망하는 홍남종 선생님의 지원서가 도착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뜻 있는 일에 함께 하고자 지원해주신 남종 선생님,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어르신을 찾아뵈어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그거, 안 되겠더라. 내가 이미 한 번씩 다 물어봤는데…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어르신께서 적극적으로 먼저 움직여주셨지만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호응이 없으니 의욕을 잃으시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안타까웠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르신을 설득할 수 있을까 고민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선행연구로 활용했던 자료를 직접 보여드리고 이야기 나누는 것은 어떨까 싶었습니다. 어르신께 양해구하고 복지관으로 잠시 돌아왔습니다. 생각해두었던 자료가 있었기에 금방 찾았습니다. 다시 어르신 댁으로 돌아와 자료를 보여드렸습니다.




“어르신. 첫 모임부터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호응을 받는 것은 어쩌면 애당초 불가능한 것일지도 몰라요. 소박하게 이루길 제안 드려요. 빌라의 살고 계신 주민 중 5명만 함께해주셔도 그 자체로 이미 새로운 시작인걸요.”

“그래. 그렇지. 이 자료를 보고 이야기 나누니 부담이 많이 줄었어. 5명만 나와도 성공이야. 그렇게 해보자.”


용기 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번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이루긴 쉽지 않습니다. 좌절감만 커질 수 있습니다. 바라는 것은 어르신께서 지금보다 한 명이라도 더 인사 나누고 안부 여쭐 수 있는 주민이 생기는 것입니다.


단기사회사업 지원한 홍남종 선생님에 대한 면접을 어르신께 부탁드렸습니다. 그러나 실습생에 대한 서류를 확인하고 선발하는 것은 복지관에서 하는 것이 아니냐며 되물으셨습니다.


“사회복지학과에서 잘 배우고 있는 학생이니 복지관에서 이야기 잘 나눠보고 선발하면 되겠네.”

“어르신 말씀이 맞아요. 복지관에서 실습생을 선발할 수도 있죠. 하지만, 실습생과 함께 이루고 도우려는 것은 빌라의 일이지 복지관의 일이 아니에요. 빌라의 일을 잘 도울 수 있는 실습생인지 선발하는 일은 빌라의 주인인 주민들께서 맡아주시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그래. 그 말도 맞네! 데리고 와~ 한 20, 30분 이야기하고 질문하고 하면 될 거야.”


당사자 면접의 의미를 잘 생각해주셨습니다. 경상도 출신인 함정규 어르신은 다소 투박하지만 적극적인 분이십니다.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것을 이룰 때 세심한 부분을 제안 드리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 어르신과 잘 상의해보고 제안 드리면 어르신께서는 더욱 날개를 달고 나아가실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홍남종 선생님과의 면접이 더 기대가 됩니다. 어르신과 함께 파이팅 넘치는 기운으로. 어르신에 곁에서 세심하게 묻고 제안하며 이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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