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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여름] 2018 합동연수 후기_노랑

관리자 2022-02-21 (월) 13:26 2년전 1581
< 2018 합동연수 후기 >

“사랑, ‘하면 됩니다.’”

원광대학교 3학년 노랑


단기사회사업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아는 것 없이 그냥 전해 은 것만으로도 ‘이런게 사회복지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제가 바라던 일이었습니다. 앉아서 공부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좋은 저는 무조건 잘 해낼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쉽다 생각했습니다. 합동연수를 준비하며 복지요결을 다시 한 번 펼쳤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처음의 그 당당함은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쉽다는 생각보다 두렵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바라던 꿈같은 일이 정말 잡기 힘든 꿈이 되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정말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저를 위해 웃어주던 아이들을 생각했습니다. 주저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일단 배우는 것입니다. 합동연수에 가서 잘 배워와야겠다 다짐합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면접 이후, 딱 한 달 만입니다. 동료들, 선생님들 모두 보고 싶었습니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모였습니다.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본관에 들어서니 한덕연 선생님께서 포옹 인사로 맞이해주십니다. 처음 뵈었는데도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최고의 칭찬.
(김세진선생님 - 복지관 사례 특강)

숙소에 짐을 두고 곧장 강당으로 갔습니다. 복지예술단의 즐거운 노래로 합동연수는 시작되었습니다. 첫 시간은 김세진선생님의 복지관 사례 특강입니다. 내용은 ‘김청옥님이 이루는 이웃 초대 집들이’와 ‘보경이 자전거여행’의 이야기입니다.

김청옥님의 이야기에서 실습선생님들은 김청옥님과 함께 일지를 썼다 합니다. 1주일마다 감사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또 각자 희망, 감사, 배움을 적어 전지에 붙여 평가도 함께 하였다 합니다. 그냥 함께 했을 뿐인데 의미가 남다릅니다. 다이어리에 적어두고 별도 그립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때 참고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김세진선생님께선 사회사업가에게 최고의 칭찬은 ‘시골 풍경 같아요.’, ‘참 정겨워요.’라고 하셨습니다. 사회사업가가 아닌 당사자들이 빛이 나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최고라고 하셨습니다. 무언가 해내야 한다는 마음에 쌓아온 욕심들이 뜨끔했습니다. 이제라도 그 욕심들 내려놓고 당사자들이 당사자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아이들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보경이의 자전거여행 이야기를 하시며 김세진 선생님께서는 사회사업 잘 해내려면 당사자가 좋아하는 것에서 힌트를 얻으면 된다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아이들과 함께 하며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그것들을 알아내면 될 것 같습니다.

보경이와 보경이 친구들이 여행을 떠나기 전 부모님께 편지를 받아왔다 합니다. 부모님의 편지라니. 이야기만 들어도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가졌을 감정이 떠오릅니다. 따뜻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부모님의 편지를 받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지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줄 것입니다. 부탁드려 보고 싶습니다.
보경이 이야기에서 또 기억나는 것은 경남대 배지윤실습선생님 수료사 중 보경이 친구 태휘아버님의 편지입니다.

“안녕하세요. 태휘아빠입니다.

저는 우선 ‘Yes, I can’을 강조하고 싶어요.

울타리가 낮은데 큰 개가 그 울타리를 넘어가지 못하는 것은

처음부터 그 개를 구속시켰기 때문에 스스로 포기했던 것입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라는 울타리에 구속시키면 아이들 스스로 포기해버릴 수 있어요.”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관장님께서 실습생들에게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실습과목은 사회복지시설에서 실제 업무를 배우고, 익히는 귀한 시간이기는 하지만,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수해야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통과의레로서 받아질 수도 있습니다.”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 안에 반드시 해내야하는 실습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실습생으로서 실습이라는 울타리 안에 욕심을 내어 아이들을 가둬두면 안되겠다. 태휘아버님의 편지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이 사업은 나의 사업이 아닙니다. 오로지 아이들과 지역사회의 사업입니다. 저는 돕기만 하면 됩니다.

여느 사람처럼
(박시현선생님 - 시설사례특강)

박시현선생님의 특강 시간에는 참 많은 사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학원·독립·보조기찾기·공부·자취 등. 처음은 월평빌라의 성훈씨 여행이야기입니다. 여행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 까지 들었을 때 모든 것에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성훈씨의 글씨 아는 강점을 살려 도서관을 찾아 여행관련 책을 읽고, 컴퓨터게임과 야구동영상 보는 것을 좋아하는 강점을 살려 동네 PC방에서 여행정보를 수집하고, 성훈씨가 가고 싶어 하는 울산과 부산지역의 관광사이트에서 성훈씨의 이름으로 안내책자를 받아보고, 둘레사람들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한 것들을 모두 모아 여행가이드북을 만듭니다. 여행가이드북안에는 성훈씨의 생각과 교통편, 일정, 계획 등을 넣고 둘레사람들의 격려인사와 그 분들에게 성훈씨가 감사하는 인사, 또 성훈씨의 소감 등을 적을 수 있게 만듭니다. 당사자와 둘레사람들이 만든 일주일의 여행. 성훈씨의 여행 이야기에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이어서 선영이네 가족 여행이야기, 모녀의 속리산 여행이야기, 말을 못하시는 아저씨의 구직이야기, 지순이의 52곳 아르바이트 이야기, 아저씨 출퇴근 이야기, 흰마실 부부이야기, 민용씨의 독립이야기, 기저귀 이야기 등 참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들으면서 내내 참 사람냄새 난다 생각했습니다. 일부로 무언가를 더하지도 빼지도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첫 시간에 김세진선생님께서 강조하신 자연스러움. 박시현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들 모두 무척이나 자연스러웠습니다. 당사자 중심이 아니었다면 그럴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할머니께서 성훈씨에게 하셨다는 말씀이 기억납니다.

‘성훈아 이번 여행을 잊지 않겠다.’

모든 당사자들이 느꼈을 감정을 한번 상상해봅니다. 여느 가족처럼, 여느 학생처럼, 여느 부부처럼, 당사자들이 여느 사람처럼 살도록 거들고 싶습니다. 이런 게 바로 사람을 사람답게 돕는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복지요결 :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의 사람살이
(한덕역선생님)


- 내용요약 -

“당사자들이 정보를 찾아보고 둘레 사람에게 물어보고 서로 의논하게 합니다.”

“어느 것이나 당사자들이 자료를 찾아보고
둘레 사람에게 묻고 서로 의논하여 계획 준비 실행하게 돕습니다.”

“설명회 자체가 사업입니다.”

“각자 또는 여럿이 정보를 찾아보고
둘레 사람에게 물어보고 관계 기관에 자료를 요청합니다.”

“한식 양식 중식… 식사 예절과 요리법을 공부하고 소책자를 만듭니다.”

“지역 문화원이나 문화관광과에 여쭙고 자료를 구합니다.”

“글 읽는 동네, 동화 익는 마을…”


< 생활복지운동 >
“아이들이 어울려 놀게 해 주세요. 골목에서 숲에서 흙에서…
형 누나 언니 오빠 동생 친구들과 어울려 놀게 해 주세요.”

우리 동네 아이들이 어울려 놀아갈 시간과 공간, 아이들이 어울려 놀 거리를 함께 궁리하고 확보하고 지켜주는 어른들이 있는 동네, 어른들이 울타리가 되어주고 놀아주는 것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민주주의와 온갖 놀이, 자기가 해야 할 몫을 배우며 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안아주세요”

적어도 하루에 네 번 일어날 때 잘 때 나갈 때 들어올 때
이것만 잘해도 아이는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밖에서 아무리 힘들었어도 이 사랑 때문에 세상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안아 주기만 해도, 어울려 놀기만 해도, 인사만 잘해도, 세상은 달라질 겁니다.
온갖 복지가 이루어질 겁니다. 사람 사는 것 같을 겁니다. 정붙이고 살 만할 겁니다.”

“어른 아이 어울려 동요 부르는 마을”

우리 사회사업가가 이것만 살려도 세상은 달라질 겁니다. 살만 할 겁니다.

-
한덕연선생님께서 사회사업 그림 그리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사회사업가는 복지사업을 바라보고 그리면 안된다 하셨습니다. 복지사업을 바라보고 그리면 뭐든지 당사자가 아닌 실무자가 사업에 대해 이리저리 알아보고 계획하고 준비하여 참가자를 모집하고 예산이나 후원도 알아서 확보합니다. 이것은 당사자의 삶을 가르키는 그림이 아닙니다. 사회사업에서의 어르신 나들이를 말하자면 먼저 어르신께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드려 어르신들 중, 하실만한 분들이 기획단을 꾸려 장소 후보지들을 여러 살피고 검토하고 의논합니다. 실제로 당사자들께서 답사를 다녀오십니다. 함께 갈 어르신들도 당신들이 모십니다. 교통편을 어찌할지 작은 것 하나하나 당신들이 의논하시고 결정하십니다. 이런 사업이 바로 당사자들이 그리는 당신들의 삶이고 지역사회의 사람살이라 말하셨습니다. 모든 사회사업은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이루고 누리는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의 사람살이어야 합니다. 당사자가 지역사회가 그렇게 여기고 그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강조하셨습니다. 한덕연선생님께서는 내내 사회사업의 개념, 가치, 이상, 철학, 주안점, 방법 모두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의 사람살이를 바라보며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면 됩니다.
(권대익선생님)
분야별 선택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시간에 감사하게도 권대익선생님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김진혁선생님과 김지현선생님과 함께 들었습니다. 당사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어떻게 다 기억할 수 있냐는 질문에 권대익선생님께써는 이런 대답을 내놓으셨다.

“사랑하면 됩니다. 사랑하는 연인의 말은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다 기억이 난다고 해요.”

지금껏 제가 떠올린 질문들의 모든 정답이었습니다.
이걸 잊고 있었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참 쉬운데. 쉬워서 잊기 쉬운 것. 사랑.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면 모든 것이 보일 테니까요.

원합니다.
드디어 기관별 사업기획 및 일정표 만드는 시간이 왔습니다. 제일 기다려온 시간입니다. 김진혁 선생님과 김지현선생님과 함께 모여 앉았습니다. 복지요결을 읽으며 느꼈던 것들을 나눴습니다.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누며 한 마음 한 뜻이 구나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진혁선생님께서 근심걱정이 많아 보인다 하셨습니다. 맞습니다. 걱정이 많습니다. 이어서 욕심을 빼라 말씀하셨습니다. 연수 첫날부터 느낀 것인데 다시 한 번 뜨끔했습니다. 기획한 모든 것이 저의 욕심투성이기 때문입니다. 온통 제가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연수에 와서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나의 욕심은 정말 ‘나’의 욕심일 뿐이란 것을 참 많이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내가 바라는 사업이 아닌 당사자가 그리는 사업이 되어야 합니다. 욕심을 내려놓습니다.

원합니다. 아이들이 바라는, 아이들이 그리는 여행이 되길.

미안합니다.

연수 일정이 모두  끝나고 동료와 선생님들께 편지를 받았습니다. 염치없이 마중나간 손이 부끄러웠습니다. 글자 하나 쓰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받기만해서 많이 미안했습니다.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조차 글 쓰는 게 어렵다고 스스로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쓰는 거다 굳혀버린 것인지. 그냥 한 글자라도 쓸 걸. 분명 자신 있다 말했습니다. 글 쓰는 거 어렵지 않다 말했었습니다. 현재에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작가들처럼 잘 쓰진 못해도 나만의 감정을 녹여내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계속 비교하고 틀에 맞추려 애쓰니 기본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전 어찌해야할까요.. 글을 쓰는데 자꾸 주눅이 듭니다. 글을 쓰는 것이 무섭습니다.

저는 세상을 밝고 따뜻한 기운으로 물들이고 싶은 노랑입니다.

마음속으로 늘 외치는 말인데 오늘따라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마음 따뜻한 우리 동료들과 우리 선생님들께서 분명 걱정하실 것을 압니다. 앞에서 짠내 풍기며 걱정해달라는 듯 말했지만 큰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러면 제 마음이 아플거예요. 저는 제 나름대로 잘 하고 있고, 또 자라고 있다고 믿어요. 연락이 닿지 않는 곳에서 2주 동안 이 혼란스러운 마음 잘 정리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조금 더 성장한 노랑으로.

"약속할게요. 그때엔 더 뜨겁게, 사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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