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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여름] 7/30 실습일지 <자전거 여행 둘레 어른 만난 첫날>

관리자 2022-02-21 (월) 13:34 2년전 1534
7/30

<자전거 여행 둘레 어른 만난 첫날>


# 대본을 작성합니다.

오늘 처음으로 우리 자전거 여행을 도와줄 둘레 어른을 만나는 날입니다. 기대됩니다. 여행에 있어 필요한 식사를 위해 냄비에 밥을 짓는 방법을 알려주실 어르신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둘레 사람들에게 두루 인사드렸습니다. 하지만 우리 여행에 있어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어른께 인사드리는 것은 처음입니다.

인사를 잘 드리고 좋은 첫인상을 남겨 흔쾌히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단기사회사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표현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 청소년 아이들과 같이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어 인천에서 온 김지현입니다.

이 자전거여행은 중학교 2학년, 3학년 남자아이들 9명과 진행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자전거로 여행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 그에 따른 여비를 주변사람들로부터 마련해보는 등 계획부터 진행까지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주변 어른들께 도움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 잘 봐달라고 인사드리러왔어요.

앞으로 자전거와 캠핑도구도 빌려야하고 냄비로 밥 짓는 방법, 물길 파는 방법, 수신호 하는 방법, 자전거 수리하는 방법 등 자전거 여행을 위해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어르신께서는 밥 짓는 방법 알려주시는 선생님이시라고 들었어요.

저와 아이들 잘 부탁드립니다.”

글을 말로 잘 옮기고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우리의 여행에 의미 있을 둘레 사람과의 인사, 의미 있게 남기고 싶었습니다.

반복해서 읽으며 문장에 익숙해져봅니다.

앞으로 계속 만나게 될 둘레 사람, 그리고 인사. 그 첫 시작이 감사할 일들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 어르신 안녕하세요!

진혁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2층 카페 앞으로 갔습니다.

멋쟁이 할머니 두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 청소년 아이들과 함께하는 자전거 여행을 위해 인천에서 온 실습생 김지현입니다!”

“인천에서? 좋은 곳에서도 왔네.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 어서 와서 앉아요.”

실습생들을 정말 손주 대하듯이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봐주셨습니다.

그 눈빛에 잘 할 수 있겠다, 시작이 반이라는데 그 시작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우리 손자 친구가 부탁해서 하기로 했어.”

그때 우리 카페에서 목을 축일 수 있는 커피가 배달됩니다.

“저기 공원 근처 사거리에 ‘바빈스 카페’가 있는데 그게 바로 우리 손자가 하는 카페야.”

“대정에 초반에 생긴 카페로 많이 유명해요.”

“그렇게 유명한 카페라니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저 꼭 가볼게요!”

“근데 이 복지관에 이런 곳이 있어서 참 좋네. 다음에 우리 또 오면 숨 돌리면서 음료 한잔씩 하면 참 좋겠다.”

“바빈스 보다는 아니지만 이곳도 맛있어요.”

“우리 같은 시골사람들에게 이 복지관은 가장 큰 복이야.”

사람과 사람의 관계 안에서 얼마나 많은 도움과 인정이 오고가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관계를 잘 쌓아가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둘레 사람들도 연을 맺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지속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되길 바래봅니다. 그 카페에도 꼭 가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 몇 명이 여행을 간다고?”

“저희는 현재 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 한 명, 중학교 3학년 남자아이 8명 이렇게 총 9명의 청소년 아이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는 중에 있어요.”

“어르신께서 이번에 우리 아이들에게 냄비에서 밥 짓는 법을 알려주신다고 하셨다면서요. 아이들이 놀러가서 밖에서 잠을 잘 때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니 잘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아니 근데 나는 별 기술 없어요. 잘 못해요. 나 별로 하는 것도 없는데.”

“말씀은 이렇게 겸손하게 하셔도 손맛이 어마어마해요. 진짜 요리 잘하세요.”

상대방을 세워드리는 것 중요합니다. 우리의 만남에 웃음이 감돕니다.

“아이들이 어르신으로부터 직접 밥 짓는 방법 배우면 그 시간이 너무 귀중할 것 같아요. 그냥 함께 있는 다는 것 그 자체가 소중하다 생각해요. 시간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러면 나는 뭘 준비할까요? 내가 아이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건가요?”

“아니요. 아이들이 어르신께 배우고 배운 바를 밖에서 직접 실천해보는 거예요. 어르신이 아이들의 요리 선생님이에요.”

“아유 무슨 선생님이야.”

“그럼 가만 보자. 애들은 카레 잘 먹지. 카레 만들기도 간편하잖아. 카레 알려주면 좋겠네.”

“우리 집에 빨간 무(당근), 감자있으니까 가져올 필요 없겠네.”

“그러면 애들이 집에 모이는 날 나도 불러. 카레에는 소고기 말고 돼지고기가 들어 가야해. 내가 우리 집에 있는 양파랑 까짓 거 돼지고기도 사갖고 가지 뭐.”

“우와.. 어르신들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겠어요. 역시 통 크셔요. 정말 멋있으세요!”

이제 어르신 분들의 일정을 확인합니다.

“우리가 원래 한가한 사람들인데 토요일은 노인대학에서 장수사진을 찍고 몇 명이서 모여 시간을 보내야하니 안돼요. 그러니까 토요일만 빼고는 가능해요. 약속 정하고 우리 집은 보건소 옆 아파트 301호니까 글로 와요.”

요리의 재료도 그렇고, 집에 초대해주신 것도 그렇고 이 모든 과정이 정말 흔쾌히 물 흘러가듯 부드럽게 진행되었습니다.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고. 이를 잘 하는 것 정말 소중하고 사회사업의 정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어르신 성함이랑 연락처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 이름은 이춘미지요.”

“이 춘자 미자 선생님. 아이들과 묻고 의논한 뒤 아이들이 직접 전화 드리겠습니다.”

“아유 무슨 선생님이야 선생님은.”

흔쾌히 돼지고기를 사주시고 요리를 도와주시려는, 관심을 보여주시는 ‘강 도자 세자 자자’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쉽게 도움을 주셨다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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