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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여름] <후회 없는 1박 2일 첫째 날>

관리자 2022-02-21 (월) 14:16 2년전 1547




















<후회 없는 1박 2일 첫째 날>


# 성공적인 출정식.

알람이 울리니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얼른 몸을 일으켜 출발할 채비를 마치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엘리베이터 안에 짐을 실었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자성이가 자신의 준비물을 잘 챙겨서 와있었습니다.
자성이는 어제 늦게 제주도에 왔기 때문에 김진혁 선생님이 준비물 및 공지사항을 대신 전달해 주셨습니다.

“와! 자성아 너 왜 이렇게 빨리 왔어?”

“그냥 빨리 오고 싶었어요. 여기 다 챙겨왔어요.”

“캠프 때문에 피곤했을 텐데 시간약속 잘 지켜서 준비물 잘 챙겨가지고 와서 정말 고마워. 고생했어.”

“자성아 일찍 왔으니 이거 나르는 거 같이 해주라.”

한창 바삐 움직이며 서포트 카에 짐을 싣는 와중에 아이들과 부모님이 하나 둘씩 주차장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부모님들이 몰래 쥐어주시는 편지들도 가방에 잘 넣어놓았습니다.

출정식을 진행해야할 시간이 다가왔는데 아뿔싸 일이 터졌습니다. 자성이 선생님이 미리 주신 편지가 안보였던 것입니다. 분명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노랑 선생님이 아지트에 다시 가보았지만 결국은 찾지 못했습니다. 자성이에게도, 선생님에게도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모두 나열해 놓은 자전거 앞에서 우리의 출발을 응원해주러 이른 시간부터 나와 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담아 출정식을 시작했습니다.

“(다 같이) 안녕하세요! 저희는 자전거 여행 팀입니다.”

진심어린 환호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저는 총무를 맡은 이예찬입니다.”

“저는 사진 역할을 담당한 이혁재입니다.”

“저는 간식 담당 김동영입니다.”

“저는 리더 문지원입니다.”

“저는 서기 담당 강관호입니다.”

“저는 요리 담당 양자성이라고 합니다.”

“저는 자전거 여행 담당자 김지현입니다.”

“저는 자전거 여행 담당자 노랑입니다.”

“(지원) 그럼 이제부터 여행 코스와 일정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예찬이와 혁재, 동영이와 지원이가 앞으로 나가 설명합니다. 예찬이가 지도를 들고 혁재가 지도에 표시한 길을 가리키며 말을 하고, 동영이는 일정표를 들고 지원이가 설명합니다.

“(혁재) 먼저 첫째 날에는 서귀포시 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출발해 판포포구를 들렸다가 협재 해수욕장에 갑니다. 총 26km입니다.”

“(지원) 저희는 금능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장을 본 다음에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해 먹을 겁니다. 그리고 바다에서 물놀이도 하고 간식으로 수박도 먹고 낮잠도 잔 다음에 저녁으로 삼겹살을 구워먹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제가 진행하는 힐링캠프를 한 다음에 꿀잠을 자요.”

“(혁재) 둘째 날에는 찰리아저씨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지질공원을 들렸다가 복지관으로 올 겁니다. 총 26km입니다.”

“(지원) 6시 30분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맛있는 국수를 먹은 후 지질공원을 들렸다가 11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혹시 시간 되시는 분들은 나오셔서 저희를 환영해주세요.”

부끄러워하면서도 너무 완벽하게 할 말, 할일 다하고 자리로 들어왔습니다.

“그럼 이제 저희의 포부를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자전거여행!! 즐겁고! 재미있게! 열심히! 다리가 후들거려도! 안전하게! 조심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이어서 자전거 여행 팀을 위한 예찬 어머니의 응원 말씀이 있겠습니다.”

어머니의 진심어린 응원의 말을 듣는데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감동했습니다. 큰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고 한명, 한명 박수를 받으며 세상 밖으로 나갔습니다.


# 고산까지 가뿐하게.

인원이 많았기에 동문닭집 사장님은 자성, 지원, 예찬, 동영이와 함께 먼저 출발했고 그 뒤를 쫓아 관호, 혁재와 함께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시는 부모님, 선생님, 사람들을 뒤로한 채 힘차게 페달을 밟았습니다.

처음에는 살짝 허벅지가 당겼습니다. 워밍업이라 그런 거라며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김진혁 선생님을 따라 한참을 가도 선발대가 보이지 않아 의아했는데 길이 엇갈렸음을 알고 멈춰 서서 친구들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도중에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어주었습니다. 재회하고 기획단이 하나로 합쳐진 뒤 동문닭집 사장님의 진두지휘 하에 두 줄로 맞춰 섰습니다. 지원이, 자성이가 각 줄의 선두에 서고, 동영이, 관호가 두 번째, 예찬이, 혁재가 세 번째를 차지했습니다. 노랑 선생님은 자성이 줄에 달렸습니다.

몸을 풀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동문닭집 사장님을 보고 긴장이 풀려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하나도 안 힘들었습니다. 예행연습 덕분인지 모두 일렬로 줄을 지켜 앞으로 나는 듯 나아갔습니다. 중간에 물을 마시려고 쉬지도 않았습니다. 순조롭게 자전거를 타는 우리의 모습에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더불어 잘 쫓아가는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너희 오늘 하늘이 돕네. 뒤에서 바람이 밀어주잖아. 자전거 타고 잘 다녀오라고.”

“내일 올 때도 그럴까요?”

“글쎄다. 하늘에 기도해봐. 간절하면 들어줄지도.”

함께 해주신 동문닭집 사장님 덕분인지 모두 고산에 예행연습 때보다 훨씬 빠르게 도착했습니다.
그때 그 자리에 멈춰서 그때처럼 목을 축이고 편의점에 들려 아이스크림을 사왔습니다.

“와 진짜 빨리 도착했다. 심지어 안 힘들어.”

“쌤 오늘은 안 뒤처지시네요.”

“지원아 내가 그때는 잠을 조금밖에 못 자서 컨디션이 엉망이어서 그랬어.”

“어제는 많이 잤어요?”

“응! 다섯 시간 잤어.”

예행연습 때 봤던 모습이 아니기에 적잖이 놀란 눈치입니다. 그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얘들아 난 이제 간다. 모두 무사히 다녀와!”

“진짜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든든했어요.”


# 판포포구.

동문닭집 사장님 없는 우리만의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행보가 정말 눈부셨습니다. 하늘이 도왔는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판포포구에 도착했습니다. 판포포구의 황홀한 에메랄드빛 바다는 우리를 유혹했습니다.

“와 바다 진짜 아름답다.”

“우리 마을에 이런 바다 있었으면 내가 매일 뛰어들었다.”

“제주도에 살면서도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저희 수영하고 놀아요.”

주섬주섬 양말과 옷을 벗고 모두 망설임 없이 넓은 바다의 품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정말 자연을 한껏 만끽하는 자유로운 광경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에 여유로움과 즐거움이 묻어나왔습니다.

함께 뛰어들어 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실컷 물놀이를 하고 바다에서 나왔습니다.


# 배운 거 실전에서.

서포트 카로 돌아가 물에 지워진 선크림을 다시 바르고 물을 마셨습니다. 그때 물놀이를 너무 격하게 한 탓인지 동영이가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고, 결국 서포트 카를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동영이의 자전거를 관호가 타기로 하고 관호의 자전거를 차에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자전거가 그냥은 들어가지 않았기에 앞바퀴를 분리해야 했습니다.

이 일은 눈치 못 챌 만큼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어느 순간 배운 그대로 예찬이가 자전거를 뒤집어 놓고, 지원이가 몽키 스패너를 들고 자전거 앞바퀴를 분리했습니다. 예찬이가 옆에서 잘 보조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 금능 캠핑장.

예찬이와 지원이 덕분에 무사히 자전거를 실은 우리는 다시 금능 캠핑장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이 과정 역시 순조로웠고, 판포포구까지 가는 길에 조금 힘들어하던 자성이는 역시 바다를 좋아하는 바다의 아들답게 수영 후 힘이 충전되어 힘차게 달려 나갑니다.

드디어 도착한 금능 해수욕장도 판포포구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하룻밤 묵을 금능 캠핑장 자리를 찾아 헤매다가 적당한 곳을 발견했습니다. 야자수가 우거진 아늑한 그곳. 마치 해외에 온 것 같았습니다.

서포트 카에서 짐을 가지고 온 후 계획대로 다 같이 텐트부터 쳤습니다. 모두 미리 해봤으니 자신 있게 칩니다. 그리고 장볼 팀, 밥 해놓는 팀으로 나눴습니다. 지원, 예찬, 관호와 함께 하나로 마트로 장을 보러 떠났습니다.


# 장보기.

하나로 마트로 가는 길은 우리가 지금까지 달려온 26km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차도 많이 다니고 오르막길도 많았습니다. 예상외의 난코스를 만나 당황했지만 모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양파, 감자, 카레용 고기를 사고 500g 카레가루도 샀습니다. 또 얼음과 수박을 샀습니다.
예찬이가 돈 계산 잘 해주었습니다.

"내가 총무니까 장보러 점심, 저녁 다 와야겠네."

지원이가 들고 온 가방 안에 수박을 담고 나머지를 나눠들고 힘든 여정을 떠났습니다. 지원이가 자처해서 그 무거운 수박을 등에 매고 온 덕분에 모두 편하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 카레.

돌아와 보니 맛있는 냄비 밥이 뚝딱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땀을 식히는데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다 같이 카레 재료를 손질한 뒤 할머니께 배운 그대로를 실천하며 맛있는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땀 뻘뻘 흘리며 뜨거운 불 앞에 앉아 정성으로 만든 카레. 자성이의 냄비 밥에 카레를 비벼먹었습니다.

밥을 먹은 후 후식으로 간식담당 동영이가 잘라주는 수박을 달게 먹었습니다.

“저는 수박 안 좋아해요. 처음 썰어보는 거예요.”

친구들의 당 충전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수박을 처음으로 썰어본 동영이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밥을 다 먹고 설거지 담당을 정할 때 자성이가 말했습니다.

“지원이랑 관호는 빼줘요.”

“어? 왜?”

“둘은 우리 여비 벌었잖아요. 이런 일에서 제외시켜줘야죠.”

“오~ 나는 그냥 시키면 하려고 했는데 양자성 기억해줘서 고맙다?”

뒷정리 후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감상하며 쉬었다가 모두 바다로 가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바다생물도 잡으며 놀았습니다.


# 저녁.

샤워장에서 씻고 나와 한숨 돌릴 때 이번에는 자성, 예찬, 동영이가 김진혁 선생님과 저녁 장을 보러 떠났습니다.

힘들어도 서로 배려하며 끝까지 책임감 있게 하는 모습입니다.

지원이, 관호, 혁재와 함께 냄비 밥을 짓고, 돌을 모아 캠프파이어 자리를 다지고 지원이와 함께 잡은 생물들을 방생했습니다.

신나는 삼겹살 파티를 하며 질릴 때까지 고기를 구워먹고, 라면도 끓여먹었습니다.


# 힐링캠프.

모두 배부름에 나른해져 있었고, 캠프파이어 연기에 목이 매캐해져 갈 때 모두 모여앉아 힐링캠프를 진행했습니다. 지원이의 진행에 따라 먼저 서로에게 익명의 롤링페이퍼를 써주었고, 부모님이 써주신 깜짝 편지를 읽어주었습니다. 모두 웃고 감동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복지관에서 우리의 여행을 축하해주기 위해 사람들이 왔고 함께 오늘 하루를 나누며 치킨을 먹었습니다. 사람들이 다 가고 정말 피곤했지만 끝까지 힘을 내어 고마운 사람들에게 편지 및 롤링페이퍼를 작성하며 힐링캠프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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