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한편에 있는 그늘에 모여서 무슨 놀이를 할 지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은 물귀신 놀이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처음 듣는 놀이였지만, 설명을 들어보고 함께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놀이를 함께 하다보니 아이들의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놀이까지 하고 나니까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면 함께 떠오르는 기억들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황어진'을 기억할 때에 면접한 기억, 함께 밥먹은 기억, 초등학교까지 산책한 기억, 학교에서 같이 물귀신을 한 기억들이 떠오르겠죠?
- '6/22 우리동네 영화제 면접 후기' 중 -
"물, 물, 물, 물, 귀~신!"
물귀신 놀이를 하기 위해 "물물물물"을 외쳐야 하는 것이 꽤나 어색하고 부끄러웠습니다만,
어느새 저도 깔깔깔 웃어대며 누구보다 크게 "물물물물" 외쳤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놀 수 있을까, 같이 지내는 것이 아이들에게 어색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진심으로 재미있게 보냈던 시간입니다.
첫 만남 때,
물귀신 놀이를 함께 했던 정우 유민 로운 서연은 저를 보자마자 활짝 웃어주었습니다.
아마도 친구들에게 있어서 이미 추억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 사례
"선생님, 저희 팀 다 정했어요.
저희 셋이 포뇨 하기로 했구요,
유민이랑 서연이는 다른 거 하기로 했어요.
그러면 유민이랑 서연이는 하기 더 어려우니깐요,
(유민이랑 서연이네) 포스터 만드는 거는 저희가 도와서 다같이 하기로 했어요."
- '7/11 일지: 팀 나누기' 중 -
미경이가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내주었습니다.
팀을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서로 나뉘기 싫어하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팀을 나누기 싫어한다는 말에
영화를 바꾸거나 아예 인원 구성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스스로 의논하도록 하자
서로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보고
좋은 타협안을 찾아냈습니다.
아이들에게 맡기자,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갑니다.
아이들의 문제, 아이들이 직접 해결해갑니다.
# 배움
대정읍의 명소가 그려진 지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정현역사자료전시관도 들려서 대정읍의 역사와
우동영 아이들이 참여했던 마을지도도 볼 수 있었습니다.
...길은 잘 몰랐지만,
그 덕분에 숨쉬는 지역사회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대정읍에 좀 더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 '7/10 일지: 대정읍 마을여행' 중 -
대정현역사자료전시관에 들러 대정읍의 과거와 현재를
대정읍은 오랜 역사가 있는 마을이었습니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당시에는 군인들이 주둔하였다고 합니다.
지역주민이 함께 힘을 합하여 나라의 어려움을 이겨낸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마을을 둘러보다가 마을의 역사도 알아갑니다.
마을의 상처와 회복을 알아갑니다.
지역사회의 기억들을 알아갑니다.
# 강점
만약 제 계획을 고수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영화는 한편만 보았어야 했고, 11명이 끝까지 한 팀으로만 이루어졌을 겁니다.
두번째 모임에서는 기껏해야 영화관 행사 순서를 짜는 것에 그쳤을 겁니다.
- '7/9 일지: 보석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자' 중 -
저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잘 반영합니다.
어떤 때에는 '귀가 얇다'는 식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이번에 기획단과 함께 할 때에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주면서
저보다 아이들의 의견을 더 반영해보려는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영화관이기에
아이들에게 귀가 얇았던 것은 강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 희망
밤 하늘을 보다가도
별 하나가 반짝인다며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여준다면
다음날이 되어도, 그 다음날이 되어도
그 별은 밤 하늘에서도 눈에 띄게 빛나는 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창현이에게서 빛나고 있는 별을 가리켜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어두운 하늘보다도
빛나는 별이 더 눈에 띌 것입니다.
그래서 밤이 아무리 어둡더라도
저 별이 빛나기에 아름다운 밤이 될 것입니다.
- '7/16 일지: 따로 또 같이' 중 -
창현이 어머님을 뵈었을 때의 글에서 빌려왔지만,
모든 아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옮겨 적어봅니다.
우리동네 영화관을 준비하는 동안
기획단 아이들의 어머님들을 한 분 한 분 뵈어
아이들의 강점을 제가 본대로 말씀드려보았습니다.
어머님들 모두 한결같은 반응이셨습니다.
"그래요?", "우리 애가요?"
그리고 항상 미소띤 얼굴과 함께였습니다.
앞으로 어머님들께서
제가 말씀드린 빛나는 모습을 보실 때마다
미소를 지으시지 않을까요?
아주 잠깐 나눈 대화였지만
이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강점이 더 도드라지게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칭찬과 격려가 더 많이 오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희망을 품어봅니다.
# 감사
정말 대박입니다.
누가 보아도 영화용 스크린입니다.
천 두개가 이어져있는 걸 보니, 어르신께서 직접 만드신 것 같습니다.
어르신의 깜짝 선물, 감동적입니다.
마을 어르신께서 이렇게나 우리동네 영화관 사업에 대해 생각해주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렇게나 생각해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 뿐이었습니다.4
- '7/15 일지: 지역사회가 함께 합니다' 중 -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스크린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는데
한 어르신께서 집에 있던 천이라고 하시며 가져와 주셨습니다.
또한 실습생들을 응원해주시며
스크린과 함께 호박과 유정란도 주셨습니다.
마을 행사에 함께 해주십니다.
인사 한번 드렸을 뿐인데 잊지 않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실습생들에게 맛있는 반찬거리를 주셨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더불어 사는 방법을 몸소 가르쳐주셨습니다.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 중간평가 소감
처음 여섯 가지 주제를 읽어보았을 때
바로 떠오르지 않는 주제들이 있어서 너무나 당황스러웠습니다.
'평가'이기에, 주제를 채워넣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아 더욱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사업의 중간평가는 달랐습니다.
실무자 선생님들의 따뜻한 격려와 포옹으로 함께하였습니다.
기록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며 잊었던 감동의 순간을 기억해보았습니다.
제 시각으로는 보지 못했던 강점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가운 채찍보다
따뜻한 지지가 있었습니다.
'평가가 이렇게 따뜻할 수 있구나'
낯설지만 기분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스스로에게 내리는 평가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평가의 모습이 있기를 바랍니다.
너무 다그치기보다는 지지와 격려도 필요하다는 점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