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튀김 10개 (2019.07.11) > 실습안내

본문 바로가기

회원메뉴

실습안내 > 복지관소식 > 실습안내

[2019여름] 감자튀김 10개 (2019.07.11)

관리자 2022-02-22 (화) 11:16 2년전 1624












4시 반에 주현이와 함께 강당으로 갔습니다.

강당 안에는 배은이와 두 명의 처음 보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배은이 초등학교 동생들이라고 합니다.
배은이는 친구도 많습니다. 유치원 다니는 주은이는 배은이를 참 잘 따랐습니다.
복지관에서 창의독서 하는 주영 주은이와 같이 놀았습니다.

배은이는 숨바꼭질하자고 합니다.
주현이에게 숨바꼭질 어떠냐고 물어보니 오늘은 주현이가 흔쾌히 한다 합니다.
역시 술래는 저입니다.

“20초 지났어! 찾는다.”

“아직이요!”

“그럼 5초만 더~ 1, 2, 3, 4, 5. 땡! 찾는다?”

“네!”

역시 순수한 아이들. 목소리 듣고 어디 있는지 알아버렸습니다.
주영이는 의자 다리 사이에 숨었고, 주현이는 무대 왼쪽에 배은 주은이는 무대 오른쪽에 있습니다.

“우와! 얘들아 너무 잘 숨은 거 아니야? 못 찾겠는데?”

주영이를 가장 먼저 찾아버리면 허무할까 배은이를 먼저 찾으러 갔습니다. 배은 주은 주현 차례대로 찾고 아이들이 주영이가 어디 있는지 다 보인다며 저에게 알려줍니다.

“주현이 오빠, 우리 용암 피하기 놀이하자.”

“용암 피하기가 아니라 용암 술래잡기야.” 주현이는 하루 만에 놀이의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배은이가 먼저 용암 술래잡기 놀이를 하자고 제안하다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주현이는 신이 났습니다. 그때 마침 헌수가 들어왔습니다. 헌수도 같이 하자 합니다.

인원이 늘어나니 최고의 용암 술래잡기놀이가 되었습니다. 배은이는 주현이가 술래 해야 재미있다며 주현이를 술래 시켰습니다.

아이들끼리 어느 정도 규칙을 합의보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신나게 피해 다니고 신나게 쫓습니다. 몇 번 용암과 생존자가 교체되고

“주현아 나랑 크로스하자.” 주현이와 헌수는 짝이 되어 용암이 2개가 됩니다.

신나게 뛰어 다니니 아이들이 땀범벅입니다. 아이들은 역시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모습이 제일 잘 어울립니다.


# 나들이 장소 사전 답사 발표가 있겠습니다.

배은이가 보여줄 것 있다며 잠시 나갔다왔습니다.
어제 선생님이 차로 화순까지 데려다 주셨는데, 가는 길에 나들이 장소 답사 해볼 겸 화순금모래해변 다녀왔다고 합니다.
사진도 두둑이 찍어왔습니다.

드디어 장소 브리핑 시작합니다.

“이거는 바다 가서 찍은 사진이야. 그리고 여기 해파리 있어 조심해야 돼.

이거 선 보이지? 여기보다 더 가면 위험해.”

“그건 어떻게 알아?”

“이거 선 쳐졌잖아”

답사 중에도 안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 준 배은이. 역시 듬직합니다.

“이 사진은 모래장난 하는 거야.”

“좋겠다.” , “누구랑 갔어?”

아이들은 바다 다녀온 게 그저 부러운가 봅니다.
배은이 덕분에 아이들이 바다에 관심 생겼습니다.
배은이가 오롯이 바다 소개하고 물 나오는 곳, 약 바르는 곳, 발 씻는 곳 하나하나 설명해줍니다. 배은이는 발표자 역할 정말 잘합니다.


# 현주의 재료노트

어제 현주에게 딸기 주스 재료 생각해왔냐고 물어보니 다 준비해왔다고 합니다.
‘딸기, 귤, 포도, 레몬 등’ 필요한 재료 노트에 적고 만드는 방법까지 설명해 줍니다.

현주는 부탁을 잘 들어줍니다.
자신이 해야 하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합니다.

배은이도 옆에서 보다가 만들고 싶은 음식 있다고 합니다.

‘쿠키, 도넛, 초코, 딸기 빵’

“배은아 너무 좋은데~ 우리 오븐 쓸 수 있는 곳이 있나?”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만드는 거 사면 돼요.”

미리 생각 다 해놓았나 봅니다.
제가 무엇을 하지 않아도 배은 현주덕분에 회의가 풍성해집니다.
배은이에게 역할 준 이후로 회의가 알찹니다.

헌수는 스파게티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배은이가 면 삶는 거 어려우니 스파게티 라면 만들어 팔자고 합니다.
시간이 조금 남아 복지관 앞 편의점에 가격조사 하러 가자고 하니 좋다고 합니다.

“선생님 필요한 재료 적을 노트 챙길래요.”

“우와 너무 좋은 생각이다! 현주는 참 꼼꼼하네?”

“그리고 제가 적을거에요.”

적극적인 현주에게 고맙습니다.

편의점에 도착해 아이들은 돌아다니며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음식 재료의 가격을 찾습니다.
배은이가 스파게티 라면의 가격을 보고 이 라면으로 만들어 팔자고 합니다.
밀가루와 초콜릿도 찾습니다.

현주가 돌아다니며 재료 이름과 가격 적어줍니다.

주현이는 초콜릿 우유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배은이가 듣고 봉지 초콜릿 찾아줍니다. 우유도 같이 찾습니다.

현주는 제가 생각도 못했 던 재료노트를 생각해주었습니다.
주도적으로 이끄는 현주가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복지관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편의점 사장님께 아이들과 인사 못 나누었습니다.
아쉬웠습니다. 먼저 아이들과 인사드리고 복지관 실습생이라 설명해드리면 더 좋았을 걸…
아쉬운 데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려 초콜릿 하나 사며 인사드리고 이해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사장님은 괜찮다고 아이들 때문에 바쁘겠다며 오히려 걱정해주십니다.
나중에 한번 아이들과 제대로 찾아봬야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초콜릿 두 조각씩 나눠주며 내일은 더 큰 마트 가서 재료도 직접 사보자고 했습니다. 천 원씩 가져오면 어떠냐고 하니 괜찮다 합니다.


# 집에 갈 시간이야

게임하나 하고 집 가야합니다. 배은이가 이제는 술래잡기 하자고 합니다.
술래는 저를 포함하고 가위 바위 보로 정했습니다. 제가 술래입니다.

현주가 빨리 집에 가야한다고 해서 양말에 구멍 날 정도로 뛰어다녔습니다. 저도 중학생 이후에는 술래잡기 해 본적이 없었는데, 아이들과 뛰어 놀아 참 신났습니다.

헌수는 배가고파서 먼저 차타고 집 가고, 주현이가 저와 같이 집에 가고 싶다고 했지만 배은이가 조금 더 빨랐습니다. 자신은 내일 회의 못 오는데 배은이가 내일 가면 되지 않냐며 내일 가라고 합니다. 배은이도 완강했습니다.

주현이와 다음 주 월요일에 꼭 같이 가기로 손가락 걸었습니다.

벌써 일대일 데이트 대기 명단이 생기다니 감동입니다.


# 감자튀김 10개 가져가요

배은이에게 4일 동안 너무 고마운 것이 많습니다. 같이 집에 가며 다 말했습니다.
배은이덕분에 다른 친구들이랑 회의 함께 할 수 있었고 이끌어주어서 고맙다고.

“배은이는 복지관 선생님 중에 찬영 선생님 다음으로 누가 좋아?”

“선생님!”

복지관 선생님 중에 두 번째로 좋은 선생님이 저라고 하네요.
배은이 마음 속 ‘좋은 사람 리스트’ 상위권에 제가 있다니…
만난 4일 동안 관계형성 잘 했구나 괜히 뿌듯했습니다.

“배은이는 꿈이 뭐야?”

“발레리나요. 그래서 맨날 옷 예쁜 거 입어요.”

발레 동작 보여 달라고 하니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립니다. 발레동작이라고 합니다.
배은이는 달리기도 잘하고 체력도 좋아서 멋진 발레리나 될 것 같습니다.

저 멀리 헌수가 보입니다. 배은이가 헌수 보고는

“헌수야!!!”

헌수는 배은이보고 “배은아!!!”

얼마나 반갑게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지. 서로 다투고 놀려도 남매는 어쩔 수 없습니다.
항상 서로 챙기고 아껴줍니다.

한손에는 헌수 손 한손에는 배은이 손.

배은이와 헌수가 저녁 메뉴 이야기합니다. 짜장면도 있고 햄버거 둘 다 먹으면 너무 배부를 것 같다고 합니다. 배은이가 다 못 먹는다며 저한테 감자튀김 가져가라고 합니다.

“에이, 선생님이 배은이랑 헌수꺼 어떻게 먹어~ 선생님은 헌수랑 배은이가 먹는 게 더 좋아!”

그래도 배은이가 꼭 가져가라고 합니다.

“그러면 선생님 한 개만 가져갈게!”

“아니야! 10개 가져가요!”

저한테 무엇이라도 챙겨주려 합니다.
집 앞에 도착하니 기다리라 하고, 진짜 감자튀김 그대로 가져와 손에 쥐어 줍니다.

“선생님 이거 하나 다 주는 거야?
정말 괜찮은데… 너희가 먹어! 아니면 조금이라도 먹고 줘!”

헌수는 먹고 싶다합니다. 배은이가 선생님 다 먹어야 한다며 안 된다고 합니다.
제가 괜찮다고 하니 헌수는 한 개 집고 됐다 합니다.
헌수가 잽싸게 냉장고에서 케첩 꺼내줍니다.

“선생님 케첩은 꼭 흔들어서 뿌려먹으세요.”

“아 이렇게 흔들면 돼?”

뭐라도 더 주려는 마음 고마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걸 받아도 되는 걸까요.
배고픈 배 보다는 마음이 채워지는 시간이였습니다.

손 흔들다가 이제 가보겠다 하고, 헌수 안아주고 배은이도 먼저 다가와서 안깁니다.
이제 헤어질 때마다 아이들 안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과장님께서 왜 그렇게 포옹해주라고 하신지 알 것 같습니다. 마음이 채워집니다.


# 선생님 바빠요?

저녁 8시쯤에 헌수에게 전화 왔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배은이입니다. 어디냐고 하니 헌수랑 운동 나왔다고 합니다.

“선생님! 감자튀김 다 먹었어요?”

“그럼 먹었지~ 너무 맛있었어! 고마워~”

“선생님 내일 라면 만들려면 얼마 가져가요?”

책임감 있게 내일 만들 요리가 생각나서 전화했나 봅니다.
스파게티 라면 이야기 다 하고 저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 물어봅니다. 아이다운 질문들입니다.

‘누구랑 같이 살아요?’ ‘선생님 집이랑 복지관이랑 멀어요?’ ‘선생님은 누구랑 같이 잠자요?’ ‘지금 복지관에 왜 있어요?’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내일 누구누구 회의 하냐고 물어봅니다.
주현이는 내일 사정이 있어 못 온다 하니, 주현오빠 없으면 심심하다고 아쉬워합니다.
배은이는 참 정이 많습니다.

하늘이 어둑어둑합니다.

“배은이 헌수 집에 언제 들어가?”

“이제 곧이요. 선생님 저 복지관 지금 가도 돼요?”

“지금 많이 어둡기도 하고, 선생님도 해야 할게 있어서 다음에 와야 할 것 같은데? 무슨 일이야?”

“선생님이랑 놀고 싶어요!”

선생님이랑 놀고 싶다… 아이들 말로 최고의 칭찬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하루 배은이 헌수 덕분에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아이들 덕분에 제가 오히려 힘을 얻습니다.

아쉽다는 말을 남기고,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서 내일 보자고 했습니다.
집 꼭 일찍 들어가라고 인사 나눈 후 전화 끊었습니다.

기분 좋은 10분이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저는 오늘 받기만 했습니다.
배은 헌수가 쥐어 준 감자튀김, 선생님과 놀고 싶다며 걸어 준 전화, 배은이의 제일 좋은 선생님이라는 말.

아이들과 만나며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좋아집니다.
아이들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기쁨 더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신영로 23(하모리 1191-1)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TEL : 064) 792-0164   /   FAX : 064) 794-0165   /   E-mail : seobu2017@naver.com
COPYRIGHT(C) 2019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