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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여름] 아이들은 강점 호수입니다_2019.07.09

관리자 2022-02-22 (화) 13:35 2년전 1529












# 아이들은 강점 호수입니다.

6시 30분, 강훈이와 현우가 복지관에 도착했습니다.

"선생님, 저랑 끝말잇기 하실래요?"

"그래! 너부터 해."

강훈이가 잠시 나간 사이, 현우가 끝말잇기 하자고 합니다.
현우가 많은 단어 알고 있습니다.
끝말잇기 2판 해서 2판 다 현우가 이겼습니다.

"우와, 현우아 너 단어 되게 많이 안다."

"저 사전 찾아봤어요."

"아 정말? 그럼 너 국어 좋아해?"

"아뇨, 저는 수학을 더 좋아해요."

현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대화를 통해 알아갑니다.
꼭 사회조사 같이 아이들을 연구하지 않아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아이들을 알아가게 됩니다.
학교 생활 이야기하는 중에 강훈이가 들어왔습니다.

"강훈아 우리 끝말잇기 하고 있었어."

"아 진짜요? 현우 끝말잇기 잘하는데, 선생님 끝말잇기 잘해요?"

"아니. 선생님 두 판 다 졌어. 현우가 끝말잇기 너무 잘해. 강훈이는 잘하는거 있어?"

"선생님, 강훈이 이번에 대회 나가요."

"아 진짜? 무슨 대회?"

"저 제주도 말하기 대회 나가요."

강훈이가 제주도 사투리 말하기 대회에 출전한다고 합니다.
한 번 보여주라고 하니 강훈이가 부끄러워합니다.
그러면 다음에 꼭 한 번 보여주라고 약속합니다.
아이들의 강점 이야기하니 아이들이 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합니다.

"너네 태권도 학원도 다니잖아. 그럼 너네 태권도도 잘해?"

"네, 저는 1단이고요. 얘는 2단이에요."

"오, 그럼 현우는 금강 할 줄 알아?"

현우가 멋있게 금강 품새 보여줍니다. 현우는 자신이 잘하는 게 있으면 보여주려고 합니다. 자신의 장기를 멋지게 뽐낼 수 있는 것. 큰 강점입니다. 멋있다고 칭찬해줍니다.

아이들은 강점 호수 같습니다.
멀리서 본다면 강점이 깊은지 얕은지 알 수 없습니다.
아이들의 강점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그저 잔잔히, 고여있는 물 같이 느껴집니다.
아이들의 강점이 지루하고 얕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칭찬하고 아이들의 강점을 바라보게 된다면 다르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을 가까이서 보게 된다면 아이들의 깊은 강점이 보입니다.
그 때 부터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강점으로 보입니다.
아이들의 무한한 강점에 빠져들게 됩니다. 아이들의 잠재력은 너무나도 깊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의 강점은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넓은 호수도 비행기에서 보면 그저 하나의 점같이 느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호수도 처음에는 좁은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었습니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모이고 모여 호수가 되듯이, 아이들의 작은 강점도 모이고 모여 아이들을 큰 사람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을 강점관점으로 바라보고 칭찬해주려 합니다.


# 새로운 만남, 새로운 시간

강지훈 선생님께서 새로운 아이 데리고 왔습니다.
대정초등학교에 다니는 수민이라는 친구입니다.
먼저 와있던 강훈이, 현우와는 아직 모르는 사이인 것 같습니다. 먼저 서로 소개했습니다.
아이들이 부끄러워하면서도 서로 자기소개 합니다. 어제 아이들로부터 배운 대로 활용해봅니다.

"그럼 우리 아이 엠 그라운드 게임 할까?"

"네, 좋아요!"

아이들이 개발한 자기소개 최고의 방법, 아이 엠 그라운드입니다.
어느새 아이들이 서로의 이름을 외웠습니다. 같이 친해져서 다른 게임도 같이 해보았습니다.

게임하다 보니 동현이, 하늘이, 민우, 호철이 도착합니다. 수민이를 아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수민이, 아이들과 정말 빠르게 친해졌습니다. 하루 늦게 합류해 아이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온 지 한시간도 안돼서 아이들과 장난치고 같이 뛰어 놉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업무가 아니라 놀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자리에 앉습니다. 아이들에게 오늘 어떤 활동할지 알려줍니다.
오늘 할 활동, 사회자 및 기록자 정하기. 회의 규칙 정하기. 회의 규칙 기록하기 할 겁니다.
하늘이가 텐트는 언제 치냐고 물어봅니다.

"다음 주에 칠 것 같은데, 하늘이 빨리 텐트 치고 싶구나."

"근데 이것도 중요한 거에요. 쌤."

"맞아, 회의 규칙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 그러면 우리 오늘은 회의 규칙 짜고 다음에 빨리 텐트 쳐볼까?"

하늘이가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야영하면 텐트와 요리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아이들과 아직 텐트 안쳐봤고 요리 안 해봤습니다.
가능하다면 계획보다 빠른 시일 내에 아이들이 야영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더 열심히, 재미 있게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철이는 규칙과 벌칙을 정하는데 있어 아이들에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해줍니다.
이미 한 번 단기사회사업 당사자로 경험이 있는지라 경험을 통해 역량도 강화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사회자, 기록자 정합니다.

"얘들아, 우리 어떻게 사회자랑 기록자 정할까?"

"선생님, 제가 할래요."

"선생님, 저도 할래요."

처음에는 하늘이와 강훈이가 손들었습니다.

"얘들아, 우리 하늘이랑 강훈이가 손들었다. 어떻게 사회자 정하는게 좋을까?"

"사회자 하려면 말 잘해야 되니까 끝말잇기로 정해요."

"그럴까? 그러면 우리 끝말잇기로 정하자."

끝말잇기로 한다고 하니 더 많은 아이들이 사회자 하고 싶어합니다. 결국 모든 아이가 끝말잇기에 참여합니다.
아이들끼리 하는 게임에서 현우가 게임 심판 역할을 잘 해줍니다.

"그거는 영어잖아."

"그거는 턴하고 차기의 합성어잖아."

끝말잇기 하다 보면 룰도 다 다르고, 애매 할 수 있는데 현우가 가운데서 잘 조절해줘서 게임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호철이와 하늘이도 마지막까지 올라갔는데 아쉽게 떨어졌습니다.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더라도 끝까지 도전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이틀간 보면서 호철이와 하늘이는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훈이가 사회자, 수민이가 기록자로 정해졌습니다.


# 말을 예쁘게 하는 아이

회의 규칙 정하는 시간, 강훈이가 사회자 봐 주었습니다.
강훈이가 도와 달라고 합니다.

"그럼 선생님 옆에 서 있을게,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그저 옆에서 같이 들어주면서 헷갈리는 일 있어 물어보면 도와주었습니다.
강훈이 스스로 아이들 의견 조율하면서 정말 잘 이끌어 주었습니다.
제가 할 일이 없었습니다.

"선생님, 사이좋게 지내기요."

하늘이가 규칙 첫 의견 내주었습니다.
덕분에 다른 아이들도 용기를 가지고 의견 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의견을 내면 기록자를 맡은 수민이는 옆에서 아이들의 의견을 적었습니다.
아이들의 의견 최대한 많이 적어보았습니다.
오늘 처음 왔는데도 맡은 일 열심히 해주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아이들이 의견을 열심히 내다보니 동시에 손을 든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동현이가 의견 발표 순서 정해주었습니다.
동현이의 지도 덕에 아이들의 의견 발표가 차례대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동현이도 자신이 맡은 역할에 끝까지 책임집니다.

마지막 규칙은 사회자를 맡은 강훈이가 경청하기를 제안했습니다.
선생님 말할 때 조용히 하기, 프로그램 참여에 집중하기도 정말 좋지만, 강훈이의 경청이라는 표현은 정말 멋있는 어휘 선택이었습니다.
그 때 '강훈이가 말을 참 예쁘게 하는 아이구나.' 라는 강훈이의 강점을 느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노래

A4 용지에 기록한 회의 규칙을 하늘색 종이에 옮겨 적었습니다.
강훈이가 펜을 들고 규칙이라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강훈이가 쓰니 아이들도 하나 둘 강훈이 곁으로 모입니다.
종이에 색칠하는 친구도 있고, 글씨를 꾸미는 친구도 있습니다.
강훈이 덕분에 다른 아이들도 회의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벌칙을 쓰는 데는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하였습니다.
하늘이가 종이에 음표를 그렸습니다.
하늘이가 노래를 생각하니 음표가 떠올려 그렸습니다.

“그러면 우리 노래하면 생각나는 그림을 그려보자.”

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하나 둘, 종이를 꾸며갑니다.
현우는 마이크 그렸습니다. 강훈이는 기타 그렸습니다.
수민이는 높은음자리표 그렸습니다.
호철이는 스피커 그렸습니다. 하늘이는 악기 그렸습니다.

다들 노래를 생각하고 떠올리는 게 다릅니다.
다 다른 아이들, 내가 너무 같게만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나 반성합니다.
아이들이 멋있게 자신의 의견을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규칙과 벌칙 종이, 다 만든 후 아이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읽었습니다.
민우가 가장 크게 읽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규칙 속에서 자신의 자주성 가지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 아이들과 함께하니 즐겁지 아니한가

아이들 데려다 주면서 칭찬하면서 인사했습니다.
오늘 회의하는데 열심히 참여한 현우.
오늘 맡은 역할 끝까지 잘 해준 동현이.
아이들의 목소리 예쁘게 기록해준 수민이.

용기 있게 가장 먼저 의견 내준 하늘이.
형들 사이에서도 끝까지 같이 있어준 민우.
규칙, 벌칙 재미있게 설명해준 호철이.
헤어질 때 칭찬하면서 인사했습니다.

강훈이, 회의에 정말 열심히 참여하고, 사회도 봅니다.
마지막 기록까지 하면서 규칙 짜는데 많은 역할 하였습니다.
집중력, 어휘력도 정말 높고 안정감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 아이들이 규칙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도와준 최고의 사회자였다고 칭찬했습니다.
강훈이가 많이 부끄러워합니다.
그래도 강훈이가 칭찬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멋있는 친구인지 더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즐겁다는 것.
아이들이 즐거운 것은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즐거워야 아이들이 더 열심히 참여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합니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 즐거운 일 하고 싶어합니다.
아이들이 즐거워야 하고 싶은 일 아닐까요?
그래야 아이들의 자주성 길러질 수 있지 않을까요?
신혜교 과장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아이들과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강점으로 바라보고 즐겁게 프로그램 합니다.
그러면 저절로 '아이들과 함께하니 즐겁지 아니한가.' 라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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