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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여름] 당사자 면접 후기

관리자 2022-02-23 (수) 09:33 2년전 1517






당사자 면접 후기

면접 준비

드디어 기다리던 면접날이 가까워 왔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싸고 면접 전날인 금요일에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보니 초록 선생님께 전화가 와있었습니다. 연락을 드리니 선생님께서 걱정 섞인 목소리로 기획단이셨던 어르신께서 함께하지 못하신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다른 기획단을 꾸리려고 애써주시는 초록 선생님께 감사했습니다.

면접날 빠진 것은 없는지, 시간은 여유로운지 여러 번 확인하고 출발했습니다. 전날 초록 선생님께서 언제 어디서 무슨 버스를 타야하는지 친절히 알려주신 덕분에 헤매지 않고 잘 도착했습니다. 서귀포시 서부 종합사회복지관이 속해있는 대정읍은 꼭 할머니 댁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따뜻하고 이웃 간 인정 많은 동네가 그려집니다. 기계의 소리가 빠지고 새소리, 물소리, 사람소리로 가득 찬 자연스러운 동네였습니다. 잔잔한 소리와 시원한 바람이 맞이해주니 더욱 신이난 발걸음으로 씩씩하게 걸어갔습니다.

복지관에 도착하니 초록 선생님과 현영 선생님께서 반겨주셨습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했다며 시원한 얼음 물 대접해주시고 바뀐 과업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하기로 한 영화제를 아이들과 함께 하게 되었고, 추가로 자매와 추억 만들기, 어머님들의 소모임이 꾸려졌다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변동 된 과업이라 당황하기도 했지만 준비해주신 두 번의 면접을 보기로 했습니다.


한여름 돗자리 영화제 면접

첫 번째 면접장소인 카페에 도착하니 두 명의 귀여운 면접관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준비할 시간도 많이 없었을 텐데 환영 문구와 직접 그린 제 그림을 걸어두고 반겨주었습니다. 초반엔 부끄러운지 서로 눈치만 보다가 지수의 질문으로 면접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영화 좋아하세요?”

"저는 공포 스릴러, 범죄 같은 영화 좋아해요. 근데 막 소리지르면서 봐요."

아이들은 만족스러운 듯 의미심장한 표정을 하며 다음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영화제에서 공포영화를 보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자기소개를 다섯 글자로 한다면? 다섯 글자 넘어도 되요!”

미소 뒤에 날카로운 질문이 저를 더 떨리게 했습니다. 고민 끝에 여섯 글자로 저를 소개했습니다.

“최수연 입니다.”

있는 그대로 저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름을 넣어 소개했습니다. 아이들에겐 식상하고 재미없는 답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했듯 숨김없는 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솔직하고 진실 된 자세로 함께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면접이 끝나고 은별이가 쑥스러워하며 종이에 ‘합격입니다.’를 적어 보여주었습니다. 그 모습이 귀엽고 고마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할 여름이 기대됩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열심히 거들겠습니다.


자매와 추억 만들기 면접

아이들과의 면접을 마치고 두 번째 면접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자매들의 집 앞 놀이터에서 어머니와 편안한 분위기로 이야기하듯 면접이 이루어졌습니다. (자매들과는 자매와 추억 만들기 활동을, 어머니와는 소모임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먼저 자매와 추억 만들기 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뭐 특별한 건 없고 아이들 안전하게 잘 놀 수 있게 도와주세요.”

“처음엔 낯을 많이 가리는데 좀 지나면 괜찮아 질거에요.”

“하고 싶은 것들 다 들어주지 마세요! 할 수 없는 건 안 된다고 이야기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머니께서는 아이의 특성과 안전, 규칙 등에 관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주의해야할 점을 미리 말씀해주신 덕분에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아이에 대한 조언을 구할 분이 생긴 것 같아 든든했습니다. 말씀해주신 것들 기억하며 활동하겠습니다.


어머님들의 소모임 면접

다음으로 소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의미 있는 모임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줌마들 만나서 자식 얘기, 남편 얘기 많이 하는데 해도 의미 있는 대화를 해서 뭔가 결과가 있는 그런거..”

어머니께서는 소모임 활동이 수다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의미 있는 만남이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어머니들의 관심사와 고민 등에 관해 공부하여 적절한 주제를 정하는 것이 제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소망하는 바를 정확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전날 정해진 면접이라 조금은 서툰 면접이었지만 서로의 희망과 각오를 알아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면접이 끝난 후 둘째 아이가 고사리 같이 작은 손으로 과자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것이 아이가 마음의 문을 열어준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낯가림이 있는 아이이지만 천천히 다가가 친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이렇게 두 번의 면접이 끝난 후 어머니께서 추천해주신 냉 우동을 먹고 근처 카페를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쳤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버스에서 저는 합격에 대한 감사 반,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반이었습니다. 사실 전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하기를 어려워합니다. 그런 제가 세 가지 과업 모두 집중하여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지혜로운 선택을 하여 사회사업의 감동 제대로 느끼길 원합니다.

다시 한 번 뜨거운 여름! 기대 가득안고 시작해보려 합니다. 낭만의 섬 제주에서의 2020년 여름이 기다려집니다. 면접을 준비해주신 선생님들과 모든 당사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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