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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여름] [7월 21일_당사자와의 두번째 만남] 저희가 선생님인거에요?

관리자 2022-02-23 (수) 11:04 2년전 1471














# 7월 21일_당사자와의 두번째 만남, 자매들 나들이

어머님들과 이야기를 끝낸 후 담당 선생님인 초록선생님과 나왔습니다. 우연히 자매들의 삼촌을 만나 인사했습니다. 그러고나서 선생님과 같이 과업에 대해 고민 해 보았습니다. 그러고나서 함께 둘째 수은이와 막내 수환이를 기다렸습니다. 두 번째 만남이라 더 떨렸습니다.

 '과연 아이들이 나를 기억해줄까?','아직 부끄러워서 어색해하면 어떡하지?'

고민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수은이는 어린이집 차에서 내리자마자 저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따뜻함에 고마웠습니다. 어린이집에서 팝콘을 만들었다며 먼저 대화를 시작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모습이 마냥 고맙고 귀여워서 집까지 가는 길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집앞에 도착하여 스스로 의자를 끌어와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부탁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알아서 척척 하는 수은이의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수은이와 집에 들어와서 바닥에 앉았습니다. 수은이와 수환이를 기다리며 모기 물린 곳이 간지러워 손톱으로 꾹꾹 누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수은이가 일어났습니다.

"어.... 모기 스티커...!"

서랍장을 뒤적거리더니 호빵맨이 그려진 모기스티커를 가져와 간지러워하는 곳에 붙여줬습니다. 그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잘 찾아냅니다. 그리고 생각한 것을 바로 실천해냅니다. 정말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더 친해질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와중에 수은이가 먼저 제 노트북 가방에 관심을 가져줬습니다.

"도라에몽이다! 도라에몽!!"

"맞아 도라에몽~~! 수은아, 안에 있는 노트북으로 그림 그려볼래?"

수은이가 좋다하며 노트북을 펼치고 펜을 잡았습니다. 토끼를 그려달라고 하여 토끼를 그려주고, 눈은 자신이 그리고 싶다고 하여 눈을 그리게 해 주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말할 줄 압니다. 색칠도 하고 싶다고 하여 색칠하게 해 주었습니다. 수은이가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며 놀랐습니다. 제가 노트북으로 그림판을 다루는 모습을 보고 곧 잘 따라했습니다. 자세히 알려준 적도 없었는데 제가 하는 것을 보며 스스로 펜을 바꾸기도 하고, 색도 바꾸고, 지우는 것도 혼자 했습니다. 처음 다뤄보는 물건임에도 습득력이 빠릅니다. 보고 배울 줄 압니다.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배우는데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알 수 있겠구나 싶어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다가 김소망 어머님께서 수은이에게 밥 먹을 준비를 하라고 말하셨습니다. 제 식사도 준비 해 주셨습니다. 수은이는 제 옆에서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제가 맘에 든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선생님 옆에 앉을래요!"

그리고 제가 먹지 않고 있으니 기다렸습니다.

"수은이는 선생님 먹으면 같이 먹을래요!"

기다려주는 모습에 대견하고 고마웠습니다. 상대방을 생각해주고 함께할 줄 아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자꾸만 강점이 보입니다. 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눈에 훤히 보입니다. 너무나도 많은 강점을 가진 아이입니다. 저를 재능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밥을 먹고 있으니 첫째 수현이가 아동센터를 마치고 집에 왔습니다. 표정이 좋지 않아보였습니다. 인사를 했을 때 인사는 받아주었습니다. 학교에 갔다가 아동센터도 갔다 오니 피곤하다 했습니다. 그래도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점점 밝은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수현이를 보며 동생들을 잘 챙기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첫째라 더욱 동생들을 잘 보듬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요구르트 하나도 동생들과 나눠 먹으려 합니다. 작은 요구르트를 컵 세 개에 따르는 모습을 보니 동생들을 생각하는 모습이 같이 보입니다.

다 먹고 스스로 치우는 모습도 무척이나 예뻤습니다. 밥을 다 먹으니 어머님께서 아이들보고 목욕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있어서 부끄러운지 첫째 수현이는 나중에 하겠다하고 둘째 수은이는 제가 편한지 지금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문을 닫고 기다리겠다고 하니 수현이가 알겠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목욕하는 동안 벽면에 걸린 수현이, 수은이 사진을 봤습니다. 세자매가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사진을 보며 누구인지 설명해 주시는 어머님을 보고 아이들에 대한 가족애를 느꼈습니다.

아이들이 씻고 나왔습니다. 옷을 입고 나오자마자 저랑 게임을 하고 싶다며 게임을 들고 왔습니다.

"선생님! 저희 글자게임해요!!"

아이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여 좋다 하였습니다. 글자로 초성을 만들어 문제를 맞추기도 했고, 알파벳을 순서대로 배열하는 놀이도 했습니다. 같이 게임을 하다보면 싸우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수은이가 조금씩 떼를 쓸 때면 수현이가 져주는 척 양보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싸우지 않고 잘 해준 수현이와 수은이에게 고맙습니다.

8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어떻게 갈 것이냐고 걱정 해 주셨습니다. 걱정에 감사해하며 혼자 걸어갈 수 있다 하였습니다. 하지만 많이 걱정이 되셨나봅니다. 초록 선생님께 전화도 해 보고 진혁 선생님께도 전화하셨습니다. 진혁 선생님이 곧 데리러 오겠다고 하셨습니다. 감사하고 죄송했습니다.


선생님이 곧 온다고 하여 사진을 찍고 급하게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회의 규칙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만날 때나 회의를 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물었습니다.

"사이좋게 지내는 거랑 선생님 설명할 때 잘 듣는거요....!"

수현이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싸우지 않는다!"

수은이도 수현이 말에 동의했습니다.

규칙에 대해 나온 의견을 종이에 적었습니다.

"선생님 글자 예쁘다..."

수은이가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잘 찾고, 보고 스스로 습득도 잘 하는데, 관찰하고 칭찬도 잘 해 줍니다. 수은이의 큰 강점은 관찰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저는 도와주는 역할이고 수현이와 수은이가 직접 계획하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쉽게 말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필요하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면 규칙을 어떻게 적으면 좋을까?"

"이야기 많이하기!"

"의견 잘 말해주기"

아이들이 규칙을 척척 잘 정해주었습니다. 아직은 어려서 혼자 생각하는 것이 힘들것 같아 옆에서 생각해낼 수 있도록 조금씩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초록선생님의 슈퍼비젼이 생각났습니다. "아이들이 회의에 집중을 못할 때에는 놀시간을 정해주고 다 놀고 나서 회의를 하면 집중을 잘하더라." 그래서 회의할 때는 회의를 하고 놀때는 놀기로 규칙을 정했습니다. 아이들도 제 말에 동의해주었습니다. 또, 한 사람이 말을 할 때 말을 끊지 않고 할 이야기가 있으면 손을 들고 말하기로 정했습니다. 이렇게 규칙이 얼추 갖춰졌습니다.

규칙을 정한 다음에 과업에 얘기했습니다.

"선생님은 나들이를 가게 된다면 무슨 게임을 할 지 생각 해 보고 어른들한테 배우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딱지 같은거요?"

"맞아! 딱지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던가 고무줄 놀이하는 방법을 배워서 고무줄 놀이를 해도 좋고, 투호 게임을 할 때 필요한 도구를 만들어보고 나들이에서 직접 게임해보는거지."

얘기를 듣던 수은이가 물었습니다.

"진짜 소풍도 갈 수 있어요?"

"우리가 소풍을 만드는거야~"

"우리가 만드는 거지! 간다고 하기 보다는"

수현이가 잘 이해를 한 듯 했습니다.

"어디로 갈 지, 누구랑 갈 지, 가서 뭘 할 지 전부 너희들이 만드는 거야. 선생님이 만드는게 아니라. 선생님이 바다에 가서 놀고 싶다고 해서 바다에 가자고 하면 그저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수현이나 수은이가 산에 가고 싶고, 도시락을 먹고 싶다고 하면 그렇게 하는 거야."

아이들끼리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수현이가 말하는 중간에 수은이가 갑자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손 들고 말하기로 한 규칙을 다시 한 번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경청의 중요성도 알려주었습니다.

"잘 듣는게 진짜 중요하거든... 상대방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게 경청이야~"

"근데 그게 좀 어렵대요"

수현이가 경청에 대해 알고있는 듯 했습니다. 경청이 중요한 건 알지만 경청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드뭅니다. 그만큼 경청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현이가 제 말을 잘 들어주고 이해한 것 같아 고마웠습니다. 

이어서 이번 과업에 대해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너희가 직접 계획하고 생각하는게 중요해~"

"짧게 말하면 우리가 선생님이 된다는 그런거죠....?"

수현이가 제 말 뜻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이해력이 빠릅니다. 자신의 언어로 바꿀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수은이도 이해할 수 있게 제가 다시 한 번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원래는 선생님들이 다 알아서 해주잖아. 그치? 이제는 너희가 선생님이 돼서 친구들을 어떻게 소풍보내줄까 생각하는 거랑 비슷해~!"

그러면서 누구를 초대할 지 생각하다가 수현이와 수은이가 둘이서 똑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재미있게 놀자."

"소풍가서 재미있게 놀자."

맞습니다. 재미있게 노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직접 재미있는 나들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기대가 됩니다. 이 기억이 추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김진혁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아이들과 헤어질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앞으로 규칙 잘 지켜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씩씩하게 "네!"라고 대답 해 주었습니다.

"그럼 선생님이랑 약속할까~?"

"셋이서 같이 약속해요!!"

이렇게 셋이 같이 손가락을 모아 약속했습니다. 첫 회의, 마무리가 좋았습니다. 다음 회의가 기대가 됩니다. 아이들과의 만남이 기대가 됩니다.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집에서 나온 후 김진혁 선생님께서 복지관까지 태워다주셨습니다. 밥을 먹다가 오신걸 알기에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어머님께서, 선생님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앞으로는 시간조절을 잘 해야겠다는 반성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놀자고 해도 시간을 보고 거절 할 줄 알아야 함을 느꼈습니다. 선생님과 오늘 만남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금방 복지관에 도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잘 했다고 고맙다고 마음을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잘했거나 고마운 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함이 좋습니다.

「복지요결」 감사 (p.55)

오늘 참으로 많은 분께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에너지 잃지 않고 힘냈습니다!

♥ 당사자의 집까지 함께 해 주신 김초록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 모기스티커를 붙여 준 수은이에게 감사합니다,
♥ 맛있는 저녁식사를 대접 해 주신 어머님께 감사합니다.
♥ 제 말을 잘 이해 해 준 수현이에게 감사합니다.
♥ 늦은 시간에 복지관까지 데려다 주신 김진혁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 김초록 선생님의 슈퍼비젼

"한번에 하지 말고 천천히 다가가자."

- 당사자가 즐겨하는 것을 같이 하며 마음의 문을 열어드리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사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즐겨하는지 관찰해야 함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다가가겠습니다.

"무턱대고 나가자. 나갔다 오면배우고 느낄 수 있다."

- 당사자를 만나지 못했을 때 둘레사람이나 지역사람이라도 만나러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정이 생기거나 당사자와 일정이 맞지 않아 당사자를 만나지 못하게 되는 경우 주변 지역사회에 나가서 둘러보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이웃과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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