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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여름] 7/27 일지- “선생님 내가 진짜 대단해요.”

관리자 2022-02-23 (수) 09:58 2년전 1494










*혹시 글이 이상하다 싶으시면 첨부파일 참고 부탁드립니다.
가끔 글이 삭제됩니다.


“선생님 내가 진짜 대단해요.”


장소 부탁 준비하기

하모체육관에서 영화제를 열면 좋겠다던 지난번 회의에 이어 어떻게 체육관을 빌릴지 의논했습니다. 하모체육관 관리자를 알기 위해 지수가 아버님께 전화 드려 여쭤보았습니다. 아버님께서 대정읍사무소 주민자치계에 물어보면 알려줄 것이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지수와 은별이가 어떻게 부탁드릴지 구상합니다. 지수가 대본 써주었습니다. 은별이가 회의를 어려워했습니다. 학교에서 기분상한 일 때문에 마음이 힘들었고 그랬기에 회의가 더 지루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지수가 은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끌어주었습니다.

“처음엔 뭐해야해?”

“인사해야해.”

“그렇지 잘하네! 내가 다 말하고 싶지만 너도 말해. 지금 머릿속에 가득한데 한 개라도 말해봐.”

지수가 혼자하지 않고 은별이에게 묻고 기다려주었습니다. 의견을 듣고 수용하거나 조금 변경하여 대본을 정리해줍니다.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 인사말, 영화제 소개, 전화 목적 등을 정리합니다.

열심히 하는 지수를 보고 은별이가 말합니다.

“그럼 내가 전화할게.”

대본을 보고 읍사무소에 전화 걸어 이야기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해주었습니다. 고맙고 기특합니다. 반응에 따른 대답도 준비했습니다.

“안된다고 하면 어떻게 할래? 우리 정중하자.”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정중히 인사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사용합니다. 거절하셔도 마지막까지 예를 지키려 노력합니다. 그 모습이 예쁩니다.

“네 여보세요.”

“거기 읍사무소 맞아요?”

“네 맞습니다.”

“저희 하모체육공원 대여에 관한 말 하려고 하는데 들어주실 수 있나요?”

은별이가 차분하게 대본을 보며 통화를 시작했습니다. 준비한대로 인사드리고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영화제에 대해 들으시던 직원분이 참여인원을 물어보셨습니다. 갑자기 들어온 질문에 당황해하며 은별이가 지수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지수가 이어받아 아직 정해진 참여인원은 없다고 답변 드렸습니다. 스크린과 장비에 관한 질문 등 여러 질문이 들어오니 지수가 제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제가 이어받아 상황을 설명 드리고 못 다한 말 전했습니다. 직원분이 이야기 들어주시고 팀장님과 의논하여 다시 전화 주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통화가 끝나고 아이들에게 직접 읍사무소에 갈 것을 제안했습니다.

“선생님이 담당자라면 가서 인사드리고 열심히 준비한 것을 보여주면 더 잘 들어주고 싶을 것 같아~”

아이들이 동의하며 급하게 짐을 쌉니다. 읍사무소에 전화해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은별이가 김초록 선생님께 차편을 부탁드립니다. 준비를 마치고 차로 이동하던 중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읍사무소였습니다. 아이들이 제게 부탁해 전화를 건네받았습니다.

“여보세요?”

“네 선생님 안 오셔도 될 것 같아요.”

의논해본 결과 행사 가이드라인과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이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참여 인원을 30명 내외로 하고 아이들이 소개한 코로나 예방 수칙만 잘 지키면 문제없다고 해주셨습니다.

통화가 끝나고 아이들과 뛰며 환호했습니다. 읍사무소까지 태워주시려던 김초록 선생님은 소식을 듣고 웃으시며 다시 주차하셨습니다. 기뻐 어쩔 줄 몰랐습니다. 복지관 안으로 들어오니 지수가 과장님이 드시던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아이스크림 파티 열었습니다. 맛있게 먹으며 성공을 즐겼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사러가던 길에 지수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내가 진짜 대단해요!”

아이들이 스스로를 기특해합니다. 해냈다는 뿌듯함 스스로 했다는 뿌듯함 느낍니다. 그 모습을 보니 흐뭇하기도 하고 이게 사회사업이구나 싶었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어른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일에 도전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은별 지수를 보고 도전을 배웁니다. 지레 겁먹고 도전하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합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우선 뛰어들어야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배운 것 언젠가 인생에 적용하길 기대합니다.

포스터 초대장 회의

행사 가이드라인이 참여인원 30명 내외라는 것을 듣고 지수와 은별이가 누구를 어떻게 초대할지 의논합니다. 지수가 초대장을 30장만 만들어 표처럼 이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제안을 들은 은별이가 초대장은 있지만 참석하지 않는 상황이 생길 것을 걱정하며 새로운 제안 해주었습니다.

“그러지 말고 번호표를 30개 만들어서 입장 받으면 어때?”

지수가 은별이의 의견을 반영해 정리해주었습니다. 포스터와 초대장을 자유롭게 전하되 선착순으로 30명만 입장 받기로 합니다. 포스터 8장 초대장 50장 번호표 30장 만들기로 했습니다.

저번 활동을 하며 고민했던 간식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엔 무료로 제공해주고 두 번째부터는 사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합니다. 처음 먹는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 음식 무료이용권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남아 번호표와 음식 무료이용권을 만들었습니다. 지수가 틀을 만들어주면 은별이가 내용을 적어주었습니다. 힘들면 바꿔서 하기도 합니다.

만들던 중 은별이가 아이디어 내주었습니다. 복권처럼 당첨과 꽝을 만들어 한 번 더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재미를 주자고 합니다. 동전으로 긁으면 당첨인지 꽝인지 볼 수 있도록 하려고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은별이가 종이위에 글자를 쓰고 수정테이프로 지운 후 동전으로 긁습니다. 종이가 뜨거나 뜯어져 나갔습니다. 의지의 은별, 포기하지 않습니다. 테이프를 빌려와 재시도 합니다. 종이에 글자를 쓰고 테이프를 붙입니다. 테이프 위에 수정테이프를 바릅니다. 동전으로 긁습니다. 미끄러운 테이프 덕분에 종이 손상 없이 수정테이프만 떨어져 나가고 글자는 깨끗하게 남아있었습니다. 또 한 번 도전해 성공했습니다. 지수와 제가 아낌없이 칭찬해주었습니다. 신이 난 은별, 테이프 더 구하러 뛰어갑니다.

완성된 번호표와 음식 무료이용권을 제게 건네며 말합니다.

“이거 맡길게요. 부탁”


제게 부탁하는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초반에는 해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었다면 이젠 자연스럽게 부탁합니다.

당사자가 주인 노릇 하거나 주인 되게 합니다.
당사자의 것을 우선 또는 주로 활용하여 복지를 이루게 합니다.

복지를 이루는 행위가 당사자의 삶이게 합니다.
‘내 일이다. 내가 했다.’ 그렇게 여기고 그렇게 말할 수 있게 합니다.

「복지요결」, 2020, p.58

영화제 활동은 아이들의 일이고 아이들이 했다 여기고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중심에서 주인 노릇하고 주인 되었습니다. 주인 되어 준비하고 부탁하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도전하는 모습 배우겠습니다.

멋진 리더의 모습 보여준 지수 고맙습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내준 은별 고맙습니다. 하모체육관을 대여하기 위해 어디에 연락해야하는지 친절히 알려주신 지수 아버님 고맙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 귀 기울여 들어주시고 의논하여 다시 전화주신 읍사무소 주민자치팀 직원분 고맙습니다. 차편으로 도움 주시려하신 김초록 선생님 고맙습니다. 오늘도 아이들 안전하게 데려다 주신 은별이 어머님 고맙습니다.

당사자가 중심이 되고, 지역사회가 중심이 됩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더니 절로 감사할 분 생깁니다. 마지막까지 복지요결의 사회사업 방법대로 실천하겠습니다. 한분도 빠짐없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이 즐겁고 내일이 기대됩니다. 이웃 간 정 흐르는 사회사업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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