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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여름] 7/24 일지- "이게 선배 클라스"

관리자 2022-02-23 (수) 09:56 2년전 1486










*혹시 글이 이상하다 싶으시면 첨부파일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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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선배 클라스”

인사하기

지수 은별과 만나 회의장소 의논했습니다. 지수가 어제 쉬었으니 늦게까지 회의해야한다며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합니다. 한참을 걷다 롯데리아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조건 없이 주면 아이들이 받는 모양새 될 것 같아 고민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아이들의 힘으로 얻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전에 했던 방법으로 너희들끼리 사장님께 인사드리면 칭찬의 의미로 선생님이 햄버거 사줄게요! 어때?"

지수 은별이가 고민하더니 좋다고 해주었습니다. 앞서 세분화 한 인사내용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디 갈지 정한다, 들어간다, 안녕하세요 인사한다, 자기소개 한다, 활동소개 한다, 인사드리러 왔다고 말씀드린다, 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사인사 한다, 안녕히계세요 인사한다, 나온다. 저번 마을인사 때는 자기소개까지 제가 대신 해주었지만 이번엔 전 과정을 아이들 스스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손님이 없고 인사 받아주실 수 있는 때를 살핍니다. 기다리던 중 은별이가 바닥에 떨어진 500원짜리 동전을 발견했습니다. 동전을 가져다 드리며 인사하면 좋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잘 들어주는 어른을 만나길 바라여 제가 먼저 사장님께 인사드리고 언질 드렸습니다. 잘 들어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때가 되어 은별이가 동전을, 지수가 안내지를 가지고 사장님께 인사드리러 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이 동네 사는 아이들인데요...”

지수가 인사말을 시작해주었습니다. 전하고 싶은 말을 기억하고 천천히 이야기합니다. 사장님께서 미소를 지으시며 잘 들어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은 은별이가 500원짜리 동전을 내밉니다. 주웠다고 말씀드리니 사장님께서 칭찬해주시며 모금함에 넣어주셨습니다. 마지막 인사까지 나누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뿌듯해합니다. 지수가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관찰력이 뛰어납니다. 사람의 눈을 보고 감정을 읽고 태도를 파악합니다. 사장님께서 당황하지 않으시고 웃으며 받아주신 덕분에 용기 내어 인사할 수 있었나봅니다. 어쩌면 인사하지 않는 지금의 사회는 아이가 아닌 어른이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나 인사했지만 받아주지 않아 머쓱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잘 받아 주는 것이 인사를 하게 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모르는 누군가에게 다가가 먼저 인사하기 어려웠을텐데 침착하게 인사해준 지수 은별 고맙습니다. 미소로 반겨주시고 고개 끄덕이며 이야기 들어주신 롯데리아 사장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에게 뿌듯한 경험 생겼습니다.


영화 정하기

어떤 영화를 보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여름이니까 우리 무서운거 볼까? 근데 무서운건 너무 무서우니까.. 어린애들도 오니까!”

관객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영화를 고릅니다. 이전에 본 것을 떠올리고 인터넷 검색을 합니다. 제게 재밌게 본 영화를 묻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서기를 맡은 지수가 영화후보와 후보로 선정한 이유를 정리해주었습니다.

은별이가 영화선정을 어려워하자 지수가 타이르듯 이야기해줍니다.

“은별아 엄청 오래된 영화도 괜찮아! 말해봐~”

“음.. 오! 그럼 우리 짱구 어른제국의 습격보자!”

“좋다 좋다! 어린이들이 보러 갔다가 어른들이 더 많이 감동받는...”

여러 후보 중 은별이가 제안한 ‘짱구 극장판- 어른제국의 습격’이 함께 볼 영화로 정해졌습니다.
어른 아이 모두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라 영화제에 잘 맞다며 즐거워했습니다.

지수가 적극적으로 들으려 해주니 은별이가 좋은 의견 제시해주었습니다. 기다려주고 들어준 지수 고맙습니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용기 내어 의견 제시해준 은별 고맙습니다. 밀어주고 당겨주는 아이들이 기특합니다.


시간 정하기

언제 영화를 보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조금 어둑한 저녁이 좋을 것 같다며 6시 30분, 6시 40분, 7시를 후보로 둡니다. 지수가 영화시작 전 소개와 규칙을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하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렇게 7시 영화 상영을 목표로 하고 6시 40분부터 입장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입니다.


장소 정하기

어디서 영화를 보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이전 경험 때문인지 유력한 후보로 복지관을 둡니다. 아이들을 설득했습니다. 이웃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 영화제를 하는 것이니 이웃이 있는 곳에 모여 영화를 보는 것이 더 좋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납득하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타당치 않다고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복지관도 아이들에게 이웃이 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복지관을 후보로 두고 설득할 방법을 의논했습니다. 의논과정이 다른 부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더 이상 저의 의견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지수와 은별이가 의논하여 복지관에서 영화제를 진행해야하는 이유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복지관이 아닌 다른 장소를 알아보길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유가 놀랍습니다. 이제 정말 은별이와 지수의 영화제임을 실감합니다. 아이들은 복지관에서의 영화제를 생각하고 구상했나봅니다. 때문에 계획이랑 다르다고 합니다. 정리한 세 가지 이유를 가지고 김초록 선생님을 설득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전화걸기 전 제가 먼저 선생님과 통화했습니다. 상황을 설명 드리고 복지관에서 할 수 없는 명확한 이유를 말씀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아이들이 김초록 선생님께 전화 드렸습니다. 지수가 세 가지 이유를 말하며 설득합니다. 선생님께서 귀 기울여 잘 들어주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복지관 이용이 불가하여 영화제를 열 수 없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근무시간이 아님에도 전화 받아주시고 부탁 들어주신 김초록 선생님 고맙습니다.

풀이 죽은 아이들이 말합니다.

“나가요 우리. 일단 나가요!”

근처 놀이터로 갔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을 겁니다. 잠시 회의를 접어두고 아이들과 그네 타며 놀았습니다.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은별이가 말합니다.

“오픈채팅방 영화제! 온라인으로 얘기하고 영화 봐요.”

“오 대박 대박! 온라인 영화제?!”

은별이의 한마디와 지수의 맞장구로 그네 위 회의가 시작됐습니다. 아이디어가 굉장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은별이, 역시 아이디어뱅크입니다. 의견을 많이 제시하겠다는 약속 지켜주었습니다.

비가 쏟아져 정자로 회의장소를 옮겼습니다. 정자에 앉으면 하모체육공원이 보입니다. 지수가 빤히 공원을 보더니 말합니다.

“그럼 하체에서 해요! 무대 위에서 선반 같은거 위에 빔을 올려놓고 벽에다가 쏴요! 쏠데 없으면 하얀 천을 벽에 붙여요!”

회의장소를 옮길 때 마다 번쩍이는 의견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지수의 말을 들은 은별이가 정자에서 음식을 팔자고합니다. 물고가 트이자 박스에 앉아서 보기, 미니빙수 수박화채 팔기, 쓰레기통 설치하기 등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정자 위를 뱅글뱅글 돌면서 회의합니다. 멋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창의력이 놀랍습니다. 첫 회의 날 은별이가 말했던 아이들의 회의가 이루어지는 중입니다. 회의 진행이 대단하다며 칭찬해주었습니다. 지수가 으쓱해하며 말합니다.

“이게 선배 클라스~”

아이들이 뿌듯해하니 저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오늘도 은별이 어머님께서 태우러 와주셨습니다. 뒷자리에 셋이 나란히 앉아 회의했던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 들으시고 간식으로 튀밥을 추천해주셨습니다. 항상 교통편 제공해주시는 은별이 어머님 고맙습니다.

신납니다. 재미있습니다. 아이들과 친구가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은별이가 75세까지 대정에서 지내라고 해주었습니다. 복지관에 취직하라고 합니다.

대정은 제게 꿈의 동네입니다. 매순간 말이 안 되는 동네입니다. 자연부터 사람까지 지금껏 비현실적이라 생각했던 것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동네 인정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가려져 보이지 않는 정이 있다면 찾아 누릴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아름다운 동네와 사랑스러운 아이들, 보석 같은 동료와 존경하는 선생님까지 더할 나위 없습니다. 이렇게 많은 감사할 것들 사이에서도 작은 것에 불평 세어 나올 수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과 환경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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