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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여름] [7월 28일] 슬기로운 모녀가 만드는 가족 전통놀이대회

관리자 2022-02-23 (수) 11:22 2년전 1471










#7월 29일 _ 당사자와의 만남

5시 30분에 만나뵙기로 했었는데 일정이 있어 양해를 구한 후에 만남 시간을 미뤘습니다. 6시에 부랴부랴 챙겨 복지관을 나서고 어머님에게 문자드렸습니다.


어머님께서 문자를 확인하셨는지 바로 전화오셨습니다.

"천천히 오셔도 되니까 뛰지말고 조~심히!! 오세요!"

급하게 가고 있을 제 모습을 알고 먼저 연락주셨습니다. 딱 저 한마디를 하기 위해 11초 전화하고 끊으셨습니다. 걱정에 감사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지나가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시는 할아버님, 아파트단지 입구에 앉아서 쉬고 계시던 할머님, 아파트 앞에 계시던 할아버님께 인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한분도 빠짐없이 웃으며 받아주셨습니다. 인사의 즐거움을 깨달았습니다. '집에 가서 이웃사람들을 만나면 이제는 조용히 있지말고 먼저 인사해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해바라기들도 고개숙여 인사해주었습니다. 당사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항상 보이는 해바라기가 이제는 반갑습니다. 이 길을 꼭 거쳐야 진짜로 만나러 가는 기분이 듭니다. 고개 숙인 채 기다리는 해바라기처럼 먼저 인사할 준비를 하고 인사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오늘도 복도에서 출근도장 찰칵 찍었습니다. 얼른 문을 열고 들어가 어머님도 아이들도 짜장이도 보고싶었습니다. 초인종을 누르니 안에서 짜장이가 짖는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과 어머님이 분주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문을 열자 반겨주는 수은이와 수환이가 고맙습니다.

어머님과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집에 오기 전부터 고민하고 계신 듯 했습니다. 책상 위에는 슬기로운 모녀생활 계획표가 있었고 옆에 종이에는 어머님의 손글씨로 빼곡히 차 있었습니다. 금요일부터 일을 나가야 해서 쭉 만나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돼 혼자 생각하고 계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가족 전통놀이대회의 진행 계획을 짜고, 어떤 놀이들을 할지, 재료들은 어디에서 구할지, 만들기 활동도 했으면 좋겠는데 무엇을 만드는게 좋을지 등에 대해서 논의했습니다. 전에 깨달았지만 역시 어머님은 아이디어 뱅크입니다. 대회로 하게되면 이긴 팀 보상은 어떻게 해야할지, 아이들이 누구를 초대하고 싶어 하는지 미리 아이들과 이야기도 해보신 듯 했습니다.

"엄마들한테 나들이랑 모임말고 같이 전통놀이 대회를 하면 어떤지 물었을 때 다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머님이 같이 모임을 진행하려고 했던 어머님들께 여쭤봤는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말해주셔서 뿌듯하고 일이 잘 풀리는 느낌 들었습니다.

어머님과 아이들 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어머님은 금요일부터 일을 나가게 되어 평일에 같이 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하셨고, 아이들은 점심지나서 데리러 간다음 활동하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 그런데 수은이가 걷는걸 조금 힘들어해서요....."

"그래서 유모차 생각해봤어요!!"

저번에 마을인사를 다닐겸 걸어다녔을 때 수은이가 중간에 계속 힘들어한다는 것을 살짝 얘기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기억하시고 그 방안에 대해서도 미리 고민하신 것 같았습니다. 어머님의 준비성에 놀랐습니다. 어머님과의 회의 마지막에는 준비물을 요약해서 총 정리로 말씀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돈이 드는 재료와 돈이 들지 않는 재료,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재료들로 나눠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머님과 회의를 한 시간 넘게 하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막내 수환이가 와서 요구르트를 주기도 했고 어머님께서 커피를 주시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힘 났습니다. 사소한 베풂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큰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수현이, 수은이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내일 언제 데리러 갈지, 다이소를 가게 되면 무엇을 사야 할지, 초대장과 포스터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전통놀이대회를 진행할 장소를 복지관에 어떻게 부탁해야 할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수현아 우리가 대회를 어디서 하려고 계획했지?"

"복지관 강당이요"

"그럼 복지관에가서 어떻게 해야될까?"

"물어봐야돼요!"

"수현이가 복지관 선생님한테 말할 수 있어?"

수현이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낯을 가리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수현이에게는 부담이 되었나봅니다.

"그럼 어떻게 부탁하면 좋을까~?"

"글로 써서요! 편지!"

아이디어를 내 준 수현이에게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수현이만 생각을 말해주고 있고, 수현이랑만 정하고 있었습니다. 수은이는 그림을 그리느라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수현이가 수은이를 보며 그림만 그리고 이야기 안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바닥에 엎드려 고개를 들지 않았습니다.

"수은아 선생님한테 올래~?"

여러번 물어서야 제게로 와서 앉았습니다.

수은이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피곤해서 그런거라 말해줬습니다. 달래주려 해봐도 좀처럼 웃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무척 고민되었습니다. 무릎에 앉혀놓고 안아주고 토닥토닥 해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수현이와 이야기가 다 끝나갈 즈음 수은이의 기분이 괜찮아진 듯 했습니다. 그래서 내일은 집중해서 선생님말을 잘 듣기로 약속했습니다.

"우리 이제 약속할까?"

이렇게 물으면 자연스럽게 각자 손을 하나씩 가져와 새끼손가락끼리 엮습니다. 이제 이 행동은 저희만의 비밀스러운 제스처가 되었습니다. 공유할 것이 생긴 것에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마친 후에 어머님께서 치킨을 먹고가라 하셔서 다같이 치킨을 먹고 왔습니다. 같이 식사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워집니다. 이런 자연스러움에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선생님이 한시정도에 데리러 갈게~~"

자고 있던 수은이를 보고 수현이와 어머님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어머님의 준비성과 열정에 감사했습니다. 내일부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초대장과 포스터도 만들어야 해서 걱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이 있기에 든든합니다. 또, 아이들이 잘 해줄거라 믿기에 든든합니다.


# 감사합니다

♥ 좋은 강의를 해 주신 한덕연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 맛있는 치킨을 먹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과업에 대해 긴 시간동안 고민해주신 어머님께 감사합니다.
♥ 약속해주는 수현이와 수은이에게 감사합니다.


# 담당자 김초록 선생님의 슈퍼비젼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 잘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어머님과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아이들과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였습니다. 복지요결에서 배운대로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회사업 잘 진행하고 있는 모습. 복지요결 덕분입니다. 앞으로 틈틈히 복지요결을 보고 공부하고 복습하겠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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