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댁으로 가기 전, 선생님께 집들이 선물 이야기 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 뜨개질로 선물 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과장님의 의견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 어머님께 말씀 어떻게 드리면 좋을지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민주 선생님께서 과장님께 뜨개질 선물 드렸잖아요, 그 이야기하면서 어르신의 강점을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선생님 말씀 머릿속에 새기고 어르신 뵈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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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애 선생님과 함께 어르신 댁으로 찾아뵈었습니다.
어르신께서 선생님 조끼 다 뜨시고 선물 드렸습니다.
크기도 꼭 맞았습니다. 엄청 잘 어울리셨습니다.
"민주야 어때?"
"완전 예뻐요! 이제 복지관 가서 선생님들께 엄청 자랑하면 되겠다!"
어르신과 선생님의 모습이 꼭 할머니와 손녀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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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께 집들이 올 이웃분들에게 뜨개질 선물드리는 건 어떤지 다시 여쭈었습니다.
"저번에 컵받침 뜬 거, 과장님 드렸는데 과장님께서 엄청 좋아하셨어요. 오늘도 컵받침 쓰고 계시더라고요.
김진혁 선생님께도 드렸는데 좋아하셨어요. 김초록 선생님께서는 컵받침 선물 기대하고 계세요!"
선생님들 이야기 드리며 교회 청년들께 선물 드리면 좋아할 것 같다 말씀드렸습니다.
"그래? 그럼 뜨지 뭐. 몇 개 떠야 되지?"
"집들이에 몇 명 초대하실 거에요? 그 만큼 뜨시면 될 것 같아요."
"지은총 선생님, 오진영 선생님, 김진혁 선생님, 김초록 선생님, 조은애 선생님, 그리고 어린 애들 몇 명 왔어.
널널하게 10개 정도 떠야겠네."
"으엑, 엄청 부지런히 떠야겠다!"
"같이 해야지!"
어르신과 부지런히 뜨개질 해야 합니다.
저는 그저 옆에서 어르신 거들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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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과 초대장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조은애 선생님께 부탁드려 크레파스 챙겼습니다.
A4 용지도 한 장 챙겼습니다.
제가 미리 만들어 둔 초대장 보며 어르신과 만들었습니다.
어르신께서 가운데 초대장이라 쓰면 좋겠다 하셨습니다.
그냥 쓰면 잘 안보인다며 그림자 효과도 넣으라 하셨습니다.
색도 직접 고르셨습니다.
초대장에 무슨 내용을 담을지도 말씀하셨습니다.
"언제, 어디서를 빼고 적어. 아니, 더 왼쪽에 적어야지."
글 써야 할 위치도 짚어주셨습니다.
"어르신, 여기 밑에는 너무 허전한 것 같지 않아요? 그림 하나 그릴까요?"
꽃 그리자 하셨습니다.
꽃 색도 직접 정해주셨습니다.
대신 해 준다면 당사자가 알고 동의하거나 요청하는 '당사자의 일'이게, 당사자의 일에 심부름 하는 모양새이게 합니다.
결국 다 해주게 되더라도 그래도 당사자의 일로 여기고 그렇게 말할 수 있게, 더욱 간곡히 묻고 의논하고 부탁합니다.
(복지요결 부탁하기 p.54)
어르신께서 다 하셨습니다.
저는 심부름했습니다.
어르신께서 만든 초대장, 무척 예뻤습니다.
종이를 너무 적게 챙겨갔습니다.
초대장 7장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나머지 5장은 내일 다시 만들 예정입니다.
내일 만드는 초대장도 어르신께서 하셨다 할 수 있게 도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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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을 만들고 집들이 오실 분들을 위해 컵받침 떴습니다.
어르신께서 매듭 짓는 법부터 다시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니지, 손가락으로 말고 그 안으로 실을 넣어서... 옳지!"
이제는 뜨개질이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어르신 덕분입니다.
"뜨개질 하는게 뭐가 급하다고 화를 내면서 가르쳐. 천천히 해. 시간 많어."
어르신께서는 조급해하지 않으십니다.
여유가 있습니다.
어르신께 오늘도 배웠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느긋하게 뜨개질하는 어르신의 모습, 닮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