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뜨개질 오므라지면 잘못한 거라 하셨는데 자꾸 오므라들어서 가만히 놔뒀어요."
"코를 늘려야 했네!"
바로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짚어내셨습니다.
"한 번 널널하게 떠봐. 너무 세게 떴어."
어르신께서 다시 시범을 보여주시며 가르쳐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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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예시로 만들어 두었던 초대장 보여드렸습니다.
"어르신! 이거 제가 미리 만들어봤는데 어때요? 여기 그림 제가 어르신 그린 거예요!"
"내가 이렇게 생겼어?" 하시며 어르신께서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초대장 잘 만들었다며 칭찬도 해주셨습니다.
어르신께 집들이 올 이웃들 드릴 선물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지금 뜨개질을 하고 있으니, 뜨개질하는 김에 컵받침 떠서 선물하면 어떨까 여쭈었습니다.
"좋네. 그러면 내가 만원 줄 테니 다이소 가서 실 사와. 색은 산뜻하게 연두색, 노란색으로."
연두색 노란색이 빛을 반사하니 밤에도 잘 보일 거라 하셨습니다.
어르신의 지혜에 또 한번 배웠습니다.
"아니다. 주말에 내가 가서 실 사올게. 그럼 월요일부터 같이 뜨자."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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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께서 집들이 시간 정하셨습니다. 평일 오후 7시에 하자고 하셨습니다.
"날짜는 니가 편한 날로 해~"
어르신께서 하시는 집들이인데 제 시간을 배려해 주십니다.
하지만 제가 정하면 어르신의 일이 아니기에 어르신과 의논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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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르신께 배운 뜨개질이 어려워 많이 헤맸습니다.
"어르신, 이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세코 뜨고 같은 구멍에 넣고 그냥 빼고 다시 세코 뜨고..."
화 한번 내지 않으시고 정성스럽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컵받침 뜨는 거 말고 볼펜이나 매직 포장해 선물하는 건 어떤지 제게 물었습니다.
어르신께서 아이디어 내셨습니다.
처음으로 어르신 의견 들어 기뻤습니다.
컵받침 9개 정도를 떠야한다고 하셨습니다.
너무 부담스러우실 것 같아 그거 어떻게 다 뜨냐고 여쭈었습니다.
"그러니까 같이 떠야지!" 하셨습니다.
어르신과 함께 집들이 준비 할 수 있어 기대됩니다.
어르신과 다 뜨지 못한 뜨개질, 다시 숙제로 받았습니다.
아직도 어려워 다음 만남까지 잘 해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세코 뜨고 같은 구멍에 넣고 다시 세코 뜨고'
잘못 떠도 어르신께서는 다시 가르쳐 주십니다.
그러기에 부담 가지 않고 천천히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어르신의 집들이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