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이와 민서의 실습선생님으로써 처음으로 아이들을 데리러 직접기관에 전화하고 방문하여 데리러 갔습니다. 방과 후 아카데미에서의 서연이와 민서의 모습은 근처의 다른 학생들 보다 무척이나 밝았고 학급에서 완벽히 적응해 보였습니다.
“오늘 하루 무엇을 했니?”
“오늘 팬케이크도 만들고 떡도 만들어 먹었어요!”
“와, 정말? 맛있었겠다.”
“선생님이랑 다음에 다른 음식도 같이 만들어 볼까?”
“좋아요!”
아이들은 저번보다 확실히 저에게 경계를 풀고 대답도 잘해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저 또한 낯가림이 심하고 말이 없어서 ‘계속 관계발전이 없으면 어떡하지?’ 라고 걱정을 하였었지만 자꾸 말을 걸고 노력하고 다가가다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러워진 모습을 보고 고맙기도 했으며 매우 흐뭇했습니다.
# 아이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 하고있을까?
“민서야, 서연아 우리가 앞으로 한달 동안 자주 보고 지내면서 함께 할껀데 어때?”
“한달이면 너무 긴데요? 민서가 말했다.
”음, 그래? 선생님은 너무 좋은데? 민서는 ‘김진혁선생님’이랑 한 달은 하게 되면 그것도 길다고 생각하니?“
”아니요, 너무 좋은데요?“
”음, 그럼 선생님은 무엇 때문에 너무 길다고 민서가 느꼈을까?“
”아직 선생님은 정이 없어요.“
”그렇구나, 그럼 우리 앞으로 자주 만나고 놀면서 선생님이랑도 정을 쌓으면 괜찮겠니?“
”네, 그럼 괜찮아요!“
”그럼 정이 너무 쌓여서 한 달이 짧다고 느껴지면 어떡해?“
”그럼 선생님도 여기 살아야 돼요.“
”하하, 그럴까? 하지만 선생님은 육지로 돌아가야 하는데~“
서연이는 ‘정’이라는 단어를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대게 사랑을 받으며 자라고 그 사랑을 받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인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도 남에게 사랑을 주는 법을 배우게 되고 그렇게 서로간에 정을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정은 나누면 나눌수록 정말 좋습니다. 어렸을 때든 커서든 말입니다. 정이라는 것은 불에 타서 날아가는 잿덜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넘치고 정이 넘치면 그야 말로 활활 타오르지만 서로 거리가 멀어지고 식게 된다면 결국 재로 남게 됩니다. 그리고 저 멀리 흩어지게 됩니다. 아이들이 정이 넘치도록 마음이 활활 탈수 있도록 장작같은 존재가 되어 그들이 활활 타오를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 내가 몰랐던 민서의 새로운 강점?
”선생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아요!“
”맞아, 선생님 머리 깎아서 달라보일거야!“
”음, 수염도 있어요!“
”맞아, 오늘 선생님 면도도 안했어!, 너무 피곤해서 못했거든, 민서 눈썰미가 되게 좋은데?“
”제가 눈썰미는 되게 좋아요“
”선생님 저 핸드폰도 종류 거의 다 맞출 줄알아요! 선생님 핸드폰은 갤럭시 노트10이네요“
”어떻게 알았어? 대단한데 민서야?!“
“제가 핸드폰은 잘 알아요, 기억력이 좋거든요”
민서가 저를 처음 보자마자 자세히 몇 초 동안 자세히 보더니 달라진 부분을 정확히 콕 집어내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관찰력도 매우 뛰어났습니다. 아무리 아이일 지라도 나이가 많은 저보다 관찰력과 기억력이 뛰어났습니다.
아이라고 절 때 무시하거나 전부 다 도와주려고 하면 안됩니다. 옆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방법을 알려주며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연이가 스스로?
”서연아, 민서야 우리 그럼 다음 주부터 함께 하게 될 텐데 계획을 한번 짜볼까? 하고 싶은 것이 있니?“
” 밥 먹고 싶어요!“
” 그래! 그럼 혹시 선생님에게 마을을 소개시켜줄 수 있니? 그리고 같이 밥을 해 먹을까?“
”네 좋아요!“
”무엇을 먹고 싶니?“
”김밥 먹고 싶어요!“
”그럼 김밥에 뭐가 들어가는 지 아니? 우리 같이 한번 적어 볼까?“
”김밥에 밥이 들어가는데 서연이와 민서는 밥을 할 줄 아니?“
”저는 할 줄 알아요!, 근데 얘(민서)는 몰라요. 제가 알려줄게요“ 서연이가 말했다.
”오, 되게 좋은데? 그럼 우리 같이 구경하고 김밥 만들어 먹는걸로 하자“
”네!“
아이들과 함께 약속을 잡고 다음주에 보기로 하였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서연이가 스스로 민서를 알려주겠다고 한 것이다. 서연이와 민서가 말을 잘 들을지 생각하기 전에 서연이가 먼저 자신이 선뜻 알려주겠다니 너무 기특하기도 했고 다음주에 아이들과 밥도 해먹고 마을도 구경할 생각에 너무 들뜨는 날이었다. 점점 더 하루하루가 기다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