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연수 특강이 끝나고 오후 자습 중에 경보가 강의실 문을 두드렸다. 복지관에 들어온 어제 잠깐 얼굴을 봤지만, 오늘 내가 있는 강의실로 찾아온 모습이 너무 반가웠다. 희도 친구도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다는데 오늘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다. 경보, 동현, 한결 세 명과 면접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강당에 다 같이 모여 앉아서 처음으로 자전거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경보가 미리 어느 정도 짜둔 종이를 보여줬고 한결이가 칠판에 커다랗게 제주도 지도를 그렸다.
동현이는 노트북으로 자전거 지도를 검색했다. 동현이가 검색한 예상 경로와 소요시간을 불러주면 한결이가 칠판에 바로바로 그리면서 내용을 적어주었다. 순식간에 서귀포시를 통과하는 자전거 여행길이 그려졌다. 소요시간과 거리도 함께 적었다. 아이들만의 자전거 여행지도가 만들어져 갔다.
“중문 색달 해수욕장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은 표선 해수욕장이요”
총 88km, 6시간 3분의 1일차 코스가 어느정도 완성되었다. 일정도 1박2일에서 2박3일로 늘어났다.
환상종주 자전거 길을 따라 도장도 찍으면 어떨지 이야기가 나왔다. 동현이가 바로 자전거 종주 수첩을 어디서 구매해야할지 검색을 시작했다. 신속한 정보 검색 좋았다. 오늘날에는 원하는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는게 중요한데 그러한 정보탐색 능력이 좋은 동현이! 정보를 종합하여 도식화하는 능력이 뛰어난 한결이! 그림으로 보기 좋게 그려준다. 경보는 그림그리는 한결이를 도와주기도 했다가 옆에서 종이를 쥐고 다음은 어디로 가야할 지 브리핑한다. 조곤조곤 잘 설명해주는 경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역할이 분담되었고 각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리고는 여행 준비기간을 포함해서 모두가 모일 때 지킬 규칙을 정했다. 각각 한 개씩 규칙들을 정했다. 경보는 자전거 전용 도로를 이용하자, 동현이는 개인행동 대신 단체로 행동하자, 한결이는 주행 중에 간격 유지를 잘하자였다.
나라사랑의 마음이 가득 담긴 태극기 모양 규칙 글씨가 포인트
첫날 3개의 규칙이 나왔으니 앞으로의 만남에서도 꾸준히 필요한 규칙들을 추가할 예정이다. 다른 친구들도 더 온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처음 만나서 의논했는데 느낀점은 내가 아직도 너무 내가 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와준다기 보다는 자꾸 이끌고 가고싶은 마음이 강했고 실제로도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기도 하다. 내 사업이 아니라 아이들의 자전거 여행이다. 아이들이 주인되게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