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에 필요한 음식 예산을 짜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필요한 재료를 재점검합니다. 빠트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아이들의 생각이 변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했습니다.
“우리 야영할 때 음식 재료 예산을 짜볼까, 뭐 먹기로 했는지 기억나?”
“초밥하고, 라면이랑, 쥬스요!”
아이들이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메뉴는 확정입니다. 구체적으로 가격을 예상합니다. 그리고 총 계산을 해보기로 합니다. 먹을 초밥 양과 음료수 개수까지 세분화합니다.
“초밥이 얼마정도 해요?”
아이들이 질문합니다.
“12000원 정도로 잡아볼까? 3명에서는 2팩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
하나씩 적어 내려갑니다. 그리고 계산해봅니다. 총 예산이 35000원정도 나왔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텐트와 예산을 구하는 것입니다.
재주나 자원이 없는 편이 좋은 경우가 많고, 있어도 쓰지 않아야 잘되는 일이 많습니다. 사회사업가가 자기 재주나 자원으로써 해 준다면 그 재주나 자원이 그의 그릇 그의 한계입니다. p87
쉽게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을 조금 쓰면 끝납니다. 하지만 복지요결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한계를 뛰어 넘어보려합니다. 예산을 구할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재 방문
아이들과 저는 마을을 누리고 다녔습니다. 코로나가 한참 터졌을 때 돌아다니는 것은 어찌보면 실례입니다. 불편함을 느끼셨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팀장님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방문한 집에는 다른 어르신분과 함께 계셨습니다. 간단하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전에 불편함이 있으셨을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하여 미안함을 표현했습니다.
“어르신, 저번에 방문 했을 때 코로나가 한창 터진 시기인데 방문해서 언짢으셨을 수도 있을까봐 다시 인사드리려고 방문했어요”
“허허, 그래. 괜찮아.”
어르신은 웃으시며 괜찮다고 하십니다. 어르신께 이해를 도우고자 지금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서 다시 한번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또 나중에 인사드리러 온다고 약속했습니다. 웃으면서 분위기를 풀어주십니다. 저희를 이해해주시고 존중해 주십니다. 감사합니다.
복지 저수지 복지 수도에 공들이기보다 지역사회 복지 우물복지 시내 살리는 데 주력합니다. 무너진 우물 고쳐 짓거나 새로 만들고 이리저리 물길을 내어 복지가 지역사회에 두루 스미어 샘솟고 굽이굽이 돌아 흐르게 합니다. p 47
둘레 이웃분께 재방문을 하여 지역사회의 복지 바탕을 살립니다. 그렇게 이웃관계 인정을 늘려나가다 보면 복지가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해 줍니다.
#목사님께 인사드리기
서연, 민서, 민기가 다니는 교회에 갔습니다. 아이들이 교회를 좋아하는 듯 했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찬송가를 부르거나 교회를 꼬박 챙겨다니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목사님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팀장님과 저와 둘이서 방문했습니다.
간단히 소개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목사님께서 아이들을 정말 아끼고 좋아하시는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을 ‘복덩이’라고 표현 했습니다.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니 진심으로 아이들이 잘 자라서 행복하길 기원하셨습니다. 아이들 곁에 이렇게 좋으신 분이 한 분 더 계셨습니다.
3년 전에 학교 앞에서 전도를 하셨습니다. 그러다 세 남매와 연이 닿았습니다. 아이들이 교회를 다니고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친자식처럼 느껴지셨다고 하셨습니다. 현재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행복을 나눠주고 계십니다. 목사님께서는 행복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행복은 소유에서 나오는 것보다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마을 분들과 외부인들에게 베풀며 지내고 있어요.”
이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번에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인사를 드리며 저 또한 수많은 관계를 맺었습니다. 사회사업이 아니면 저는 사람을 만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회사업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고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저도 ‘사람다움, 사회다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정’을 신도 2리 마을과 아이들 곁에서 느꼈습니다. 아이들 곁에는 좋으신 분들로 가득했습니다. 또한 많은 둘레 이웃께서 아이들을 알고 계셨습니다. 저의 유년 시절을 떠올려보면 또래 이외에 관계가 오가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 많은 어른분을 뵙고 인사를 드리며 지역사회를 이해하는 아이들이 대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부러웠습니다. 많은 어른들이 사랑과 행복을 나눠주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을 더 부러워하게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이들의 행복, 즉 목사님 말씀처럼 관계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이들의 기억에 남도록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목사님께서 아이들에게 한가지 선물을 더 해주셨습니다. 바로 음식재료 예산을 지원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저희가 부탁드리지도 않았는데 먼저 선뜻 프로그램하는 것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야영이 더욱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관계 때문에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이런 관계조차 없는 사람의 삶은 거의 절망적입니다. 정말 무서운 건, 이웃이 없다는 겁니다. 고운 정이든 미운 정이든 정붙일 데가 없다는 겁니다. ‘혼자’라는 겁니다. p71
복지요결에서 나온 것처럼 관계라는 것으로 많은 스트레스도 오가곤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보면 미운 정이 들어있기 마련입니다. 한 명에서 오고가는 정은 어떠한 물질보다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혼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미 부자입니다. 아이들 자체가 이미 ‘복덩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