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 소리에 취하고 나눔에 기쁜 사람들 보도자료입니다.
관리자
2022-02-18 (금) 14:52
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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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과 형제섬이 눈앞에 보이는 해안마을에서 10여 명의 여성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가 길가로 퍼진다. 마치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새 짖는 소리 같기도 한데, 그 청아한 울림에 관광객들이 발길을 멈춘다. 연주를 하는 마당에 들어와 사진을 찍고 가는 이들도 있다. 연주를 하는 사람들은 ‘혼디 오카리나 동호회’(리더 김영옥) 회원들이다.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 마을모임지원사업 대상에 선정한 모임이다. 복지관은 모임에 연간 70만 원을 지원하는데, 회원들은 그 돈으로 배너도 제작하고 악보도 구입했다.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모여서 연주를 연습한다. 동호회 회원은 11명이다. 회원들은 오카리나가 흙으로 만든 악기이기 때문에 제주의 자연을 닮은 소리를 낸다고 한다. 그래서 바닷가나 숲에서 혼자 연주하기에도 이만한 악기가 없다고 한다. 처음에는 오카리나 연주를 위해 모였는데, 최근에는 디지털 호른도 배우는 회원들이 있다. 회원 8명이 호른이 마음에 들어 올해 1월에 판매상을 통해 단체로 구입했다. 그리고 판매자에게 몇 시간 기본을 배운 후 함께 연습하면서 실력을 키우고 있다. 회원 이창순 씨는 “디지털 호른은 가볍고 소리를 편하게 낼 수 있는데다 휴대가 편하다”라며 “가방에 넣고 곶자왈로 들어가 버스킹을 하면 운치가 넘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코로나19만 없으면 숲으로 들어가 연주를 할 텐데 지금은 주로 연습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회원들은 간단한 연주회로 주민과 관광객에게 가끔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지난 4월에 ‘한 달 살기’ 가족을 위해 열었던 간이음악회다. 마침 주변에 머물다 칠순을 맞은 가족이 있었는데, ‘어느 봄날’이라는 제목으로 연주회를 열어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이들이 처음부터 알던 사이는 아니다. 대정읍 문화센터에 악기를 배우러 갔다가 서로 알게 됐는데, 음악에 의욕이 넘치는 사람들끼리 동아리를 결성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회원들은 연습을 통해 기량을 닦았고, 코로나19 이전에는 행사장에 초대돼 무대에 오른 적도 여러 차례였다. 양로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재능기부 연주회도 자주 열었다. 김영옥 회원은 그간의 활동을 정리해 수기를 썼는데, ‘전국 노인재능 나눔활동 사례보고’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창순 회원이 주로 모임을 소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창순 회원은 사계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데 회원들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고 가끔은 부침개도 내놓는다. 이창순 회원은 “내가 음악이 즐겁고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 서귀포신문(http://www.seogwipo.co.kr) |